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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UAE원전, 국격 높이고 원전 수출의 희망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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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 공학과 교수·한국원자력학회장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 공학과 교수·한국원자력학회장

지난 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원전 4호기가 최초임계에 도달했다. 이는 원자로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곧 정상 운영에 도달한다는 신호다. 이로써 2009년 우리가 최초로 수주한 UAE원전은 전체 호기 준공까지 9부 능선을 넘었다.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된 APR1400 원전 4개 호기가 동시에 가동되면, UAE 전력수요의 25%를 담당할 것이다. UAE 정부는 포스트오일(Post Oil) 시대를 대비하여 에너지 다변화, 청정에너지 확대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혁신적인 정책을 펼쳤고, UAE는 아랍지역 최초의 상업용 원전 이용국가가 됐다. 바라카원전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생산과 탄소중립을 향한 의미있는 발을 내딛게 됐다. 이러한 대규모 원전사업은 주계약자인 한국전력공사의 주도하에 팀 코리아(Team Korea)가 이루어낸 성과로, 지난 10여년간 위축됐던 한국 원전산업의 명맥을 유지하는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나아가 이번 UAE원전 4호기의 안정적인 임계 도달은 한국형 원전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입증했다. 바라카 1호기가 2021년 준공된 후 매년 하나씩 준공되었고 4호기도 올해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으로 원전건설의 세계적인 성공사례가 되고 있다. 우리가 UAE 원전을 수주했다는 2009년도 소식은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엄청나게 높인 사건이었다. 해외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대접이 달라졌다. 그런데 이번 소식은 그보다 더하게 우리의 국격을 한층 높인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프랑스 등 세계 원전 선발국들이 수행하는 해외 원전사업들이 여러 가지 문제로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한전을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의 성과는 실로 놀랍고 대견할 수밖에 없다.

이로써 우리는 세계 6번째 원전공급국이 되었으며 한전은 이 같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후속원전 수출을 위해 조용하고 내실있는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송도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는 기후온난화를 1.5도 이내로 낮추기 위해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현행유지의 1개 시나리오를 제외한 3개 시나리오는 모두 원전의 대폭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개최된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22개 주요국이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이 3배 이상 확대되어야 한다는 서약에 서명했다. 원전시장이 막 열리고 있다. 조만간 팀 코리아의 수주활동이 결실을 맺어 국민에게 다시 한번 희망과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낭보가 있기를 기대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한국원자력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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