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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젤렌스키 향해 “백기 들 용기 갖고 협상 나서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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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5월 바티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5월 바티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상황을 보며 국민을 생각하고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만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말이다. 그동안 교황이 협상 필요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백기’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교황은 9일(현지시간) 사전 공개된 스위스 방송 RSI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진행됐고 20일 방송될 예정이다.

교황은 “협상이라는 말은 용감한 말”이라며 “패배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을 볼 때 협상할 용기를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협상은 결코 항복이 아니다. 국가를 자살로 몰고 가지 않는 용기”라고도 했다.

그는 협상에 대해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것(전쟁)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게 될까”라고 물으며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협상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중재자 역할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튀르키예가 그 예”라고도 했다. 중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교황은 “나는 여기 있다”고 했다.

교황의 발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러시아 편을 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자 바티칸 측은 이후 성명을 내고 “교황은 인터뷰어가 사용했던 ‘백기’라는 용어를 선택(그대로 표현)한 것으로, 적대 행위의 중단과 용기 있는 협상으로 도달하는 휴전을 말하기 위해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측은 교황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바로 응하지는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지난 8일(현지시간)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지난 8일(현지시간)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를 원하지만 어떤 영토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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