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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타고 들이닥쳤다"…나이지리아서 또 학생 287명 납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한 학교에서 학생 최소 287명이 무장 괴한들에 납치되는 사건이 7일(현지시간) 발생했다. 최근 들어 나이지리아에선 어린이와 여성 대상 납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치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카두나주(州) 쿠리가 마을의 공립학교에 총을 든 수십 명의 괴한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들이닥쳤다. 이들에게 끌려간 학생들은 8~15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한 학교에서 학생 287명이 납치된 가운데 한 어머니가 자녀의 구조를 호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한 학교에서 학생 287명이 납치된 가운데 한 어머니가 자녀의 구조를 호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목격자는 납치 과정에서 학생 한 명이 총에 맞았다고 전했다. 또 지역 주민들이 납치를 저지하려 했으나 무력으로 제압당했으며 주민 한 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당국은 "학생들을 구출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족·종교 갈등이 깊은 나이지리아에선 인질의 몸값을 노린 납치 사건이 빈번하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북서부에선 그간 여러 납치 사건의 배후로 이슬람교도인 유목민이 지목돼 왔다. 이들은 오랜 기간 기독교인 농부들과 땅, 자원 등을 두고 충돌해왔다. 다만, 아직까지 이번 납치를 자인하는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7일 납치 사건이 발생한 나이지리아 북서부 마을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7일 납치 사건이 발생한 나이지리아 북서부 마을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선 여성과 어린이 등 최소 200명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납치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노주 감보루 응갈라 지역의 난민수용소에 있던 여성과 어린이들은 땔감을 구하러 밖에 나왔다가 납치당했다.

이 지역은 잦은 납치와 살인으로 이동이 제한된 분쟁 지역이다. 모하메드 폴 유엔 나이지리아 인도주의조정관은 "납치됐던 일부가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수십 명은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보코하람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은 나이지리아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납치를 자행해왔다. 주로 여성과 어린이, 학생들이 납치의 표적이 돼 왔으며 피해자들은 거액의 몸값을 지불한 후에나 풀려날 수 있었다.

AP통신은 "며칠 사이 발생한 두 납치 사건은 나이지리아의 치안 악화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짚었다.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난해 초 폭력 사태 종식을 약속하며 당선됐으나 나이지리아의 치안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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