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원, 권도형 한국 송환 결정…‘미국 인도’ 뒤집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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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지난해 6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지난해 6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지난 5일 권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재심리를 명령한 데 따른 판단이다. 항소법원은 “한국 법무부가 지난해 3월 24일 영문 이메일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미국보다 사흘 빨랐다”고 밝혔다. 앞서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 청구 순서와 범죄의 중대성, 범행 장소, 범죄인의 국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도국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권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권씨가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날 권씨 측이 고등법원의 미국 인도 결정에 불복한 끝에 한국 송환 결정을 끌어냈지만, 실제 한국으로 송환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범죄인 인도 절차에서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최종 승인 권한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권씨의 송환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몬테네그로 행정부가 사법부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몬테네그로 법무부가 권씨의 한국 송환을 승인한다면 한국 법무부에 이를 통보하고 구체적인 신병 인도 절차에 대해 협의하는 절차가 남는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권씨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갔고, 지난해 3월 23일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돼 현지에 구금된 상태다. 당시 함께 검거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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