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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NH금융에 칼날…“전문성 없는 인사 배경에 중앙회 있는지 볼 것”

중앙일보

입력

금융감독원이 NH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 계열사에 전반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나선다. 최근 불거진 은행의 배임 사고 뿐 아니라 금융사 인사 등 지배구조 문제를 함께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신임 회장을 선출한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지주에 불합리한 인사를 압박했는지도 파악할 계획이다.

금감원, 농협 금융에 고강도 검사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수시 검사를 했다. 또 NH투자증권에 대한 정기 검사도 원래 예정보다 당겨서 8일부터 개시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NH농협은행이 지난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업무상 배임으로 109억4700만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서면 조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최근 현장 검사를 통해 문제점을 다시 파악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 연합뉴스

NH농협은행. 연합뉴스

금융계열사 검사 과정에서 금융사고뿐 아니라 지배구조 전반의 문제도 함께 들여다본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농협은 과거 NH농협생명 대표에 비전문가를 발탁해 논란을 빚었었다”면서 “잦은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것에는 이런 전문성이 없는 금융 인사도 원인 중 하나”라고 했다.

NH증권, CEO 선임 절차도 정조준

특히 금감원은 최근 진행 중인 NH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 적합성을 따져 볼 예정이다. 금융투자업에 맞는 전문성을 가진 CEO가 적정한 절차를 거쳐 선임되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앞서 지난 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소집하고,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을 차기 CEO 후보 숏리스트로 추렸다. 11일 임추위에서 단일 후보로 압축한 뒤 같은 날 정기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비전문 인사 배경에 중앙회 있는지 볼 것”

금감원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는 NH농협금융지주의 상황이 지배구조 왜곡을 부른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전문성 없는 금융인사 배경에 농협중앙회가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이 밖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부동산 관련 리스크 관리, 파두 등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산정이 적절했는지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모범 관행 로드맵 앞두고 ‘군기 잡기’

금감원의 칼날이 NH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 문제를 정조준한 것은 최근 발표했던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best practice)’과도 관련이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CEO 선임 및 승계 절차, 이사 및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등을 담은 모범 관행을 발표하고 금융지주사에게 이를 이행할 로드맵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근 농협이 금융 계열사의 인사 과정에서 논란을 빚자 모범 관행 관철을 위해 일종의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인사 등 특정 지배구조를 강제할 권한은 없지만, 적어도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해야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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