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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AI+’ 발표…챗GPT·엔비디아에 맞서 중국 국산화 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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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5일 “인공지능(AI) 플러스 이니셔티브”란 이름의 AI 산업 육성책을 내놨다. 챗GPT를 비롯한 미국의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2015년부터 추진했던 ‘중국제조 2025’ 수준의 국가 프로젝트가 될지 주목된다.

리 총리는 이날 올해 10대 정부과제의 첫 항목에서 “AI 플러스 이니셔티브를 전개하겠다”며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개발과 개방, 유통과 사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AI 플러스 이니셔티브’ 발언 앞뒤로 정부 업무보고에 “빅데이터·인공지능 등에 대한 연구개발과 응용을 심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챗GPT와 문장을 영화 수준의 동영상으로 만드는 SORA 등 미국이 획기적인 AI제품을 출시하자 위기감을 느낀 중국이 본격적으로 독자 AI 생태계 육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리 총리의 ‘AI 플러스’ 정책에 독자적인 AI를 강조했다. 자핀룽(賈品榮) 베이징 과학기술연구원 주임은 “2024년 인공지능 기술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영역에서 지속적인 돌파가 이뤄질 것”이라며 “AI 컴퓨팅 플랫폼의 국산화 대체 및 운용 효율을 더욱 향상하고, 중국 자체 GPU 생태계의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신경보에 밝혔다. 미국의 제재로 수입이 어려워진 엔비디아 GPU를 대체할 중국산 AI 칩의 개발을 강조한 발언이다.

하드웨어와 함께 AI의 3대 기둥인 알고리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도 강조했다. 왕펑(王鵬) 베이징사회과학원 연구원은 “2024년 AI 기술은 알고리즘·컴퓨팅·데이터 등 방면에서 커다란 돌파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AI 산업의 기초 자원인 빅데이터의 통합 관리를 위해 국가데이터국을 신설한 중국이 올해부터는 교육·의료·교통·물류·정부서비스 등에 AI를 본격적인 적용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리 총리가 밝힌 ‘AI 플러스’는 지난 2015년 3월 리커창 당시 총리가 처음 언급한 뒤 두 달 뒤 국무원에서 전모를 공개했던 ‘중국제조 2025’와 양상이 비슷하다. 당시 중국은 2020년까지 핵심 기술의 40%, 2025년까지 70%를 자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인터넷 플러스’와 함께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면서 실패한 바 있다.

추루이쑹(儲瑞松) 아마존 글로벌 부회장은 “생성형 AI와 실물경제의 융합이 곧 신품질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엔진”이라며 “전통적인 생산력과 달리 신품질 생산력의 발전은 AI와 같은 파괴적 기술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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