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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까지 판다고? 알리 전방위 공습에 대형마트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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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신선식품 배달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뿐 아니라 대형마트도 중국발 공습을 주시하고 있다. 신선식품은 마트들이 오프라인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최근 가장 공들이고 있는 영역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를 채용해 신선식품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산 상품을 판매하는 ‘K-베뉴’ 채널에서다. 이날 알리익스프레스 앱을 열자 상단에 ‘MD의 픽’이라는 큰 배너가 보였다. 가장 첫 번째 뜨는 상품이 부산 대저 토마토다. 2.5㎏을 원래 가격 2만7800원에서 59% 할인된 1만1300원에 살 수 있다.

아직 국내 물류 체계를 갖추지 못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중소 판매사가 플랫폼에 직접 입점해 제품 판매와 배송을 맡는 오픈마켓 방식을 택했다. 배송 소요 기간은 3일 정도다. 다른 생활용품 등과 마찬가지로 ‘초저가’ 전략을 펴고 있다. 입점업체에 수수료를 아예 안 받는다. 신선식품을 주 무기로 내세운 대형마트들은 알리익스프레스의 카테고리 확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커머스와 차별화를 위해 수년 동안 수급·판매·배송 노하우와 인력을 확보한 덕에 당장 큰 위협으로 느끼지는 않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문가들도 현 단계에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로켓프레시(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가 자리 잡았고, 마켓컬리도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대형마트들 역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질 높은 서비스에 익숙해져 직매입, 자체 물류센터 없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가 가파른 성장세로 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가격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알리를 클릭하는 쇼핑 습관이 자리 잡을까 봐 알리가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책을 내놨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수수료 0%를 내걸고 입점사 모집에 나선 이후 롯데온은 디지털 가전 일부 제품의 판매 수수료를 9%에서 5%로 일괄 인하하는 카드를 내밀었다.

지속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의 불법 상품과 가품 판매 등이 논란이 되는 만큼 제품 신뢰도 문제와 정부의 규제 여부는 변수다. 정 교수는 “바로 규제를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에는 강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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