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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직 여파…전국 병원, 직원 '무급휴가·연차 사용 강제' 논란

중앙일보

입력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공의 사직으로 인해 진료·수술이 축소되고 환자 수가 줄어들자 이른바 '빅5' 병원 등 전국의 병원들이 직원 무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병원 수익 악화의 타격을 애꿎은 간호사나 일반 직원들이 받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4일 직원들에게 "한시적인 무급 휴가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병원은 "사무·보건·기술·간호직 등 일반직 직원 중 희망자는 1일 단위로 1개월 이내 한시적 무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서울대병원 역시 4일 병동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1주일 단위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서울대병원은 아직 휴가에 들어간 직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희의료원도 이 병원 일부 병동이 통폐합되면서 해당 병동에서 근무하던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전날부터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고 병원 노동조합이 전했다.

경희의료원 노조에 따르면 의사 외 직군은 모두 1주일 단위의 무급 휴가 신청이 가능하다고 안내됐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 등 시민들이 응급실 앞을 지나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충북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 등 시민들이 응급실 앞을 지나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하지만 무급휴가 사용이 자율이 아니라 '강제'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간호협회(간협)에 따르면 '무급휴가 강요'로 인한 피해 신고가 전국에서 계속 접수되고 있다.

간협은 "최근 병상 회전율이 떨어지고, 수술을 하지 못해 인력이 남다 보니 무급 휴가 강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휴가를 쓰지 않겠다고 하면 다른 부서 지원인력으로 보내겠다고 들은 간호사도 있다"고 전했다.

연차 사용을 강요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의료 공백이 커지고 병상이 더 많이 비면서 이미 연차 사용을 강요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무급휴직을 강요하는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술이 축소되고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는 부서는 연차 사용을 강요당하거나 타 부서를 도와야 하는 반면, 전공의 대체 업무가 더해진 부서는 오히려 연차 사용이 금지돼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전공의 사직 사태로 인한 환자와 수입 감소는 병원에 그 책임이 있으므로 무급휴가를 장려할 게 아니라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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