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유료 야구
5월부터 스마트폰으로 프로야구를 보려면 돈을 내야 한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한다고 해도 월 5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KBO는 4일 CJ ENM과 2024~2026년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3년간 계약 총액은 1350억원으로 연간 450억원 규모다. CJ ENM은 KBO리그 모든 경기의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 권리와 함께 중계방송권을 재판매할 독점권을 보유했다. 이에 따라 PC 및 모바일로 야구를 보려면 CJ ENM의 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을 이용해야 한다.
이번 계약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큰 규모다. 포털 및 통신사 컨소시엄(네이버·카카오 다음·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이 2019년 맺은 계약(5년 1100억원)과 비교하면 연평균 금액이 2배 이상 늘었다. 앞서 KBO는 지상파 3사와 3년간 총 1620억원(연평균 540억원) 규모의 TV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 두 계약을 통해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각각 100억원 가까운 중계권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통신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광고만 시청하면 무료로 프로야구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CJ ENM은 4월 30일까지 신규 가입자가 프로야구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 뒤 5월부터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프로야구 중계권
TVING은 지난해 요금제를 개편해 가장 저렴한 베이직 요금제를 월 7900원에서 월 9500원(신규 회원 기준, 기존 회원 9000원)으로 인상했다.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3500원(기존 1만2500원)이다. TVING은 이어 4일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내놓았다. 광고를 시청하면서 월 5500원을 내면 KBO리그는 물론 TVING의 예능·드라마·영화 등 모든 콘텐트를 볼 수 있다. 스탠다드 요금제와 마찬가지로 2대까지 동시 시청이 가능하다. 고화질(1080p)로 야구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TV로 야구 중계를 시청할 때도 돈이 든다. 스포츠 팬들은 케이블TV 시청 요금 등으로 이미 1만원 내외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및 휴대폰 등과 결합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TV를 통한 야구 중계 시청은 무료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 채널이 프리미엄 요금제에 포함된 사례도 많다. 케이블·IP·위성TV 가입자는 약 3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KBO 관계자는 “이미 시청자들은 야구를 보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피부로 실감하지 못할 뿐”이라고 했다.
OTT 서비스인 TVING 가입자는 400만 명이다. 멤버십 등을 통한 월활성화 사용자(MAU)는 656만 명(2024년 1월 기준)이다. 야구를 보기 위해서 추가로 지갑을 열어야 하는 시청자가 많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KBO도 뉴미디어 시청자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KBO는 대신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콘텐트의 활성화로 새로운 팬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CJ ENM은 40초 미만 분량의 경기 쇼츠 영상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모든 소셜미디어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풀어줬다. 인상적인 장면과 선수 인터뷰 등을 활용한 ‘움짤(움직이는 사진)’을 누구나 자유롭게 만들 수 있게 됐다. 구단 동영상 채널의 경우에도 프로야구 경기 장면을 활용할 수 있다.
TVING은 생중계뿐만 아니라 하이라이트, 프리뷰 및 리뷰쇼를 포함한 부가 콘텐트도 제작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제공하던 이닝 별 득점 현황 정보, 주요 기록 및 전력, 라인업, 문자 중계, 타임머신 기능 등도 그대로 제공한다. 하이라이트와 명장면 등을 요약한 영상은 예능과 드라마처럼 CJ ENM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TVING 관계자는 “프로야구 중계를 통해 수익을 얻기보다는 이용자 숫자를 늘리는 게 목적이다. 야구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을 최대한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동영상 권리를 판매할 계획도 있다. 뉴스 영상 및 프로야구를 활용한 부가 콘텐트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