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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인데 최다 경기 출장 눈 앞… 무쇠같은 강민호

중앙일보

입력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무쇠처럼 단단하다. 삼성 라이온즈 안방마님 강민호(39)가 프로야구 최다 경기 출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막바지 전지훈련중인 강민호는 "부상 없이 캠프를 잘 소화하고 있어 만족한다"며 "지난해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올해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들어왔으니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5할 승률만 해도 5위는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강민호는 지난해까지 통산 2333경기에 나섰다. 5경기만 더 뛰면 박용택(45·은퇴)이 보유한 최다 출장 기록(2237경기)을 갈아치운다. 체력 부담이 큰 포수라는 점에서 더욱 대단한 의미가 있다. 강민호는 "큰 부상이 없었던 덕분이다. 포지션을 바꾸지 않고, 포수로 달성한 것에 대해선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 내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는 2년 전 삼성과 4년 최대 36억원에 사인했다. 남은 계약기간 동안 건강을 유지하면 2500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그는 "아직 끝이 아니다. 더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계약기간이 2년 남아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웃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은 44세까지 뛰는 8년 계약을 맺었다. 강민호는 "(전)준우도 42세까지 계약했고, (KIA 타이거즈) 최형우(41) 형도 다년 계약을 했다"며 "예전엔 마흔이 되면 은퇴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힘이 있다면 더 할 수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단순히 경기에 나가기만 한 게 아니다. 불혹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여전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2022시즌 타율 0.258, 13홈런·66타점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엔 타율 0.290, 16홈런·77타점을 올렸다. 삼성 야수 중 구자욱(4.78) 다음으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스탯티즈 기준)이 높은 선수가 강민호(3.80)였다.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지난해 마운드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8위에 머물렀다. 특히 최다 역전패(38패)를 기록한 불펜이 약점이었다. 하지만 자유계약 선수였던 김재윤과 임창민을 데려왔다. 2차 드래프트에선 최성훈과 양현을 영입했다. 이제는 불펜이 강점이 됐다. 강민호는 새롭게 입단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잘 녹아들 수 있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자처했다.

물음표는 선발진에 달려 있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알버트 수아레즈가 떠난 뒤 새롭게 영입한 코너 시볼드(등록명 코너)와 데니 레예스가 잘 적응해야 한다. 이들을 이끌어야 할 강민호는 "공을 받아보니 구위가 좋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주자가 있을 때 퀵모션은 빠른 편이 아니다. 한국 야구는 약점을 잘 파고들기 때문에 초반에 빠르다는 걸 보여주면 상대 팀이 뛰지 않을 것이라고 자주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명예로운 기록을 눈 앞에 둔 강민호지만 불명예 기록도 있다. 정규시즌 2000경기 이상 뛴 18명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한 선수가 강민호다. "내가 정할 수만 있다면…"이라고 한 강민호는 "나만큼 간절한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도 가장 큰 무대에 서고 싶다. 선수 생활을 한 날보다 할 날이 적게 남았다. 우승 반지를 끼면 후회없이 은퇴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KBO리그는 피치클락을 도입해 경기 시간 단축을 꾀하고 있다. 강민호는 "투·포수 사인 교환을 빨리 해야 한다. 투수가 던지고 싶은 공을 포수가 요구해야 하기 때문에 포수가 투수를 잘 아는 게 중요하다. 투수들에게도 우리가 열심히 공부할 테니, 최대한 포수 사인을 믿고 던져달라고도 했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스무 번의 시즌을 치른 강민호다. 개인보다는 이제 팀을 더 바라보게 됐다. 강민호는 "개인적으로는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기만을 바란다. 목표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다시 한 번 가을 야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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