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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표심에 K무기 구입국 10조 더 꿔줘…"곧 또 증액 논란"

중앙일보

입력

K2 전차 사격 훈련. 연합뉴스

K2 전차 사격 훈련. 연합뉴스

한국산 전투 장비를 사는 국가에 한국 정부가 빌려줄 수 있는 돈이 10조원 더 증액된다. 지난달 29일 국회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본금을 15조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업계는 방위산업 수출 증가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봤다.

한국 방산업체가 폴란드 등에 무기 수출을 할 땐 정부(수출입은행)가 상대 국가에 돈을 빌려준다. 한국 무기를 사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방산 수출이 호황을 맞으면서 이 대출액은 지난달 기준 법정 한도의 98.5%(14조8000억원)까지 올랐다. 다른 나라가 이 돈을 갚기 전까진 추가 수출이 막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법을 개정해 한도액을 늘려달라는 게 업계의 요구였다.

다만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 때문에 국회 논의엔 시간이 걸렸다. 정부 소유인 수출입은행이 손실을 보면 그만큼 국민에게 손해다. 실제 지난해 10월 폴란드 집권당이 선거에 패해 의회 과반석을 잃은 뒤 야당 소속 하원의장이 “총선 이후 정부가 서명한 계약은 파기해야 한다”고 발언해 방산 계약 이행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방산 수출액의 30%를 발주한 곳이다.

브와디스와프 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 EPA=연합뉴스

브와디스와프 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 EPA=연합뉴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회 논의는 경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주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창원), 한화오션(거제), 한국항공우주산업(사천) 등이 경남에 주요 생산 본부를 두고 있어서다. LIG넥스원도 지난해 진주 사무소를 열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현직 의원들의 추가 지원 목소리가 커졌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지난달 국회에서 “방산뿐 아니라 최근 수주산업이 초대형화하는 추세”라며 “수은의 고유 목적인 수출금융에 대한 역할이 크게 제한된다. 법정자금 확대가 시급하다”고 힘을 실었다. 논의 과정에서 ‘최대 50조원까지 수은 자본금을 늘리자’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25조원 규모의 중재 법안이 본회의에 올라 찬성 148표, 반대 29표로 통과됐다. 올 총선 경남 의석은 16곳이다.

업계는 대출금 회수 위험성보다 방산 수출 확대로 파급될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수출을 위한 생산 시설 가동과 연구 개발 경험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드론, 로봇, 항공우주 기술 발전으로 이어질 거란 기대에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현 상승세를 타고 2027년 방산 4대 수출국(현재 9위)으로 성장하면 6만9000명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추가 논의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류연승 명지대 방산안보학과 교수는 “증액된 10조원 자체는 큰 액수지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기업별 폴란드·루마니아 등에 대한 추가 수출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에 부족한 금액으로 보인다”며 “곧 수은이 빌려줄 수 있는 돈의 한도액에 다다르면 똑같은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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