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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주리·아이다호 싹쓸이…수퍼화요일 헤일리 하차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경선 연전연승 기록이 이어졌다. 2일(현지시간) 미주리ㆍ아이다호ㆍ미시간 세 곳에서 열린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싹쓸이’에 가까운 득표율로 당내 유일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 완승을 거뒀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오는 5일 캘리포니아 등 15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 등 총 1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치르는 ‘수퍼 화요일’까지는 경선 레이스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그 이후에 대해선 ‘경쟁력 유지’를 전제 조건으로 걸어 거취와 관련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따라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힐 공산이 큰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재대결이 수퍼 화요일을 고비로 조기 확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 오전 미주리주 각지에서 열린 공화당 코커스에서 득표율 100%를 기록해 미주리주에 배정된 당 대의원 54명 중 51명을 쓸어갔다. 아이다호 코커스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표율 70% 기준 84.6%의 득표율을 기록해 13.5%에 그친 헤일리 전 주지사를 큰 차이로 승리했다. 아이다호에 할당된 당 대의원 31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차지했다.

미시간 코커스 역시 개표율 99%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득표율 97.8%의 몰표를 받아 2.2%에 그친 헤일리 전 주지사에게 싱거운 승리를 거둬 미시간 코커스에 배정된 당 대의원 39명을 ‘독식’ 했다. 미시간주는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두 가지 방식의 경선을 혼용하는데, 지난달 27일 열린 미시간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주지사가 각각 68.1%, 28.6%의 득표율을 기록해 득표율 비례 배분 원칙에 따라 두 사람이 각각 12명, 4명의 대의원을 배정받았다.

이로써 지난 1월 아이오와ㆍ뉴햄프셔 경선, 2월 네바다ㆍ버진아일랜드ㆍ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포함해 이날까지 치러진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4명의 공화당 대의원을 가져갔다. 헤일리 전 주지사가 확보한 당 대의원 수는 24명에 불과하다.

트럼프 “11월 대선서 바이든 ‘해고’ 선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그린스버러 유세에서 “11월 5일 대선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날이 될 것”이라며 “나는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에게 ‘백악관에서 나가라. 당신은 해고’라고 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민자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에서 쏟아지고 있다”며 “우리 국경에서 바이든이 취하고 있는 행동은 미국을 전복하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은 지금 전쟁할 준비가 돼 있다. 거대한 핵 보유국”이라며 “우리는 좋았고 나는 그(김정은)와 잘 지냈다. 나는 모두와 잘 지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유세가 열린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든 피켓에 ‘바이든을 해고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유세가 열린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든 피켓에 ‘바이든을 해고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이달 중순 후보 확정 가능”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헤일리 전 주지사에게 남은 기회는 이제 많지 않다. 3일 워싱턴 DC 코커스, 4일 노스다코타 코커스에 이어 5일에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한 15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 등 총 16개 지역에서 일제히 경선을 치른다. 민주ㆍ공화 양당 경선의 최대 승부처여서 ‘수퍼 화요일’로 불리는 날이다.

공화당 경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70~80%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퍼 화요일에 걸린 당 대의원의 약 90%를 가져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빠르면 12일 경선(조지아ㆍ하와이ㆍ미시시피ㆍ워싱턴주), 아니면 19일 경선(애리조나ㆍ플로리다ㆍ일리노이ㆍ캔자스ㆍ오하이오주)에서는 공화당 대의원(2429명)의 과반(1215명)을 확보하면서 경선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이달 중순에는 대선 후보 자리를 확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헤일리 전 주지사는 그럼에도 수퍼 화요일까지는 경선 레이스에 남아 있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전날 자신이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유권자들은 두 번째 선택권과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전 주지사는 향후 거취와 관련해 “경쟁력이 있는 한 (경선 레이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퍼 화요일에 우리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지만 전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에 달린 문제”라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헤일리 전 주지사가 수퍼 화요일 이후 경선에서 하차하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유력 경쟁 주자 없이 사실상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힌 바이든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확정짓게 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하기 전 메모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하기 전 메모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늘 투표한다면?…트럼프 48%, 바이든 43%

최근 언론 등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이 불리한 흐름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달 25~28일 미 유권자 9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공개한 조사 결과 ‘오늘 대선이 치러진다면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물음에 트럼프를 꼽은 응답자가 48%로 바이든을 택한 응답자(43%)보다 5%포인트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는 답변 비율은 47%로 나타나 같은 조사에서 최고 수준에 달했다. 또 민주당 등록 유권자 중에서도 45%가 ‘바이든이 올해 대선 후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NYT는 “이번 조사 결과 여성, 흑인, 라틴계 유권자 등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에서 취약한 점이 드러나는 등 바이든 대통령에게 여러 가지 경고등이 켜졌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3%가 ‘그가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는다’는 답변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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