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충주 외촌마을, 원주시 수돗물 공급받는다…"지자체 경계 초월한 상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북 충주시의 한 시골 마을에 강원도 원주시 수돗물이 공급된다. 도계를 뛰어 넘은 예산 절감 상생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2일 충주시에 따르면 충주시와 원주시는 이달 중 충주시 소태면 외촌마을 상수도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외촌마을은 27가구 40여명의 주민이 머무는 곳으로, 주 끝자락과 원주 끝자락에 접해 있다. 그간 외촌마을에선 상수도 공급 민원이 계속됐으나 충주시 소태면에 있는 상수도를 외촌마을까지 연결하려면 35억 원 이상 예산이 필요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충주시청 전경. 사진 충주시

충주시청 전경. 사진 충주시

충주시는 소하천을 사이에 두고 외촌마을과 경계를 맞댄 원주시 귀래면 운남4리까지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귀래면의 상수도를 끌어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3월부터 원주시와 접촉에 나섰고, 충주시는 원주시와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며 1년 만에 각 지자체의 올해 예산에 관련 사업비가 편성되고 이달 말 관로 매설 공사를 앞두게 됐다.

원주시가 외촌마을 경계까지 80㎜ 관로 800m를 연장 매설하고, 충주시가 같은 직경의 관로 1㎞를 신규 설치해 두 관로를 서로 연결하는 공사다. 시가 7억 원을 들여 외촌마을 내 상수도 공사를 완료하는 대로 원주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시는 3~4월 중 마을 내 관로 공사를 시작해 연내에 완료할 방침이다.

이 관로를 통해 공급받는 원주시 수돗물은 올해 안에 외촌마을 27가구 42명이 사용하게 된다. 추가로 관로를 매설, 외촌마을에서 2.5㎞ 떨어진 야촌마을 46가구, 82명에게도 원주시 수돗물을 공급할 방침이다.

상수도 대신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외촌마을은 지난달 28일 마을회관에서 잔치를 열어 충주시와 원주시 공무원들에게 만둣국을 대접하기도 했다.

이번 도계를 뛰어넘은 협력으로 충주시는 외촌마을과 야촌마을에 수돗물을 직접 공급하는 데 소요될 26억여원의 예산을 아낀 것으로 추산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광역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주민 생활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협조를 끌어내고 예산을 아낀 모범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지자체 경계를 초월하는, 생활권역 행정 협력이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