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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부족하지만 첫발 의미…한국 증시는 상승 전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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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9호 12면

동학개미 ‘스승’이 본 증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에도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더 내릴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모습이다.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한국 증시를 떠난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으로 ‘투자 이민’을 떠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은 2월 한 달간 엔비디아(3억9105달러)·테슬라(3억4850만 달러)·마이크로소프트(1억7003만 달러) 등 미국 빅테크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박세익

박세익

2020년, 코로나19 직후 개인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려 있을 때 주식 투자 방향을 알려줬던 이른바 ‘동학개미’의 스승,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와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한국 증시 상황을 어떻게 볼까. 우선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선 대체로 아쉬움이 남지만 ‘첫 단추’를 뀄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벤치마킹한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준비기간 2년이 넘는데, 우리는 단기에 발표한 프로그램”이라며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처럼 공시 강제성을 두고 지켜지지 않을 시 상장폐지까지 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총선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이 정도 정책으로 되겠냐는 여론이 더 강한 정책을 내놓을 명분이 돼 추후 세법·상법 개정의 동력이 될 수 있다”(박 대표)고 봤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주주환원 정책 등의 미시적 밸류업은 물론 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거시적 밸류업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두 전문가는 올해 한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그 근거로 박 대표는 외국인의 주식 매수와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구매지수(PMI) 상승을 들었다. 그는 “최근 상황은 2016년과도 유사한데, 당시 개인은 팔고 외국인은 11조원 넘게 사들이면서 이듬해 주가가 급등했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한국 증시에서 11조5000억원을 매수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꾸준히 사 모으고 있다. 박 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9배로 세계 주요 증시 중 이례적으로 낮고, PMI 지수가 최근 바닥을 찍고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 미국 PMI와 비슷하게 움직여

김한진

김한진

한국은 수출 중심 국가여서 증시는 PMI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김한진 이코노미스트는 “그간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여 왔다”며 “미국 기업의 이익이 크게 훼손돼 경기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적고, 미국 부동산 경착륙 가능성도 제한적이어서 미국 증시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효성 여부를 떠나 미국 증시상승은 코스피 상승의 모멘템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미국 증시의 상승 압력이 높은 데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실적이 개선되며 국내 증시의 하방 위험도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부채로 인한 신용리스크는 계속해서 국내·외 증시의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금리를 내린다 해도 중금리여서 언제든 신용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제로 금리시대에 늘어난 대출의 연체율이 서서히 상승하고 있는데, 대출 상환 주기상 올해 말이나 내년 부채 조정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가 ‘선거의 해’라는 점도 주목할 변수다. 박 대표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어떤 정책으로 전 세계를 뒤집을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변수”라며 “트럼프 당선이나 유력 상황에선 단숨에 5~10%씩 주가가 밀릴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거품 아니지만 급등 피로감

그래픽=김이랑 기자 kim.yirang@joins.com

그래픽=김이랑 기자 kim.yirang@joins.com

엔비디아로 상징되는 미 빅테크 주가 과열 우려에 대해서는 두 전문가 모두 ‘거품 단계는 아니다’라는 진단을 내놨다. 1990년대 말 미국의 닷컴버블을 주도했던 시스코시스템스는 버블이 터지기 직전 2년간 주가가 10배 상승했던 반면, 엔비디아는 지난달 기준 직전 2년간 5배가량 상승했다. 주가수익비율(PER)도 65선으로 양호하다. 인공지능(AI) 등 관련 산업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이에 따른 실적이 뒷받침이 된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경계했다. 과거 금리 폭등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같은 예측 불가능한 대외 변수의 등장도 경계해야 한다. 박 대표는 “2022년에 엔비디아는 예상 못한 고금리 시대를 맞아 70%나 급락했다”며 “증시에선 돌발 변수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리스크(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분산투자나 상장지수펀드(ETF)를 대안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현재 증시는 실적에 의해 주가 차별화가 이뤄지는 실적장세에 있으므로,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주식 선별이 어렵다면 코덱스200 같은 지수를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성장주와 한국 주식(반도체 및 장비·바이오·방산 등), 신흥국(베트남·인도·내년에는 중국) 분산투자를 고려할 만하다”며 “미국 증시에 투자한다면 5대 핵심 기술(인공지능·컴퓨터·자율시스템·생명공학·반도체)을 중심으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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