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4선·서울 영등포갑) 국회부의장과 회동한 후 “김 부의장과 같이 경륜 있고 상식 있고 합리적인 정치를 하는 분과 함께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김 부의장 같이 큰 정치인의 경우 그 결정을 하는 시간은 오롯이 그의 시간”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김 부의장과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지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민주당이 김 부의장과 같은 상식적, 합리적, 명분 추구하는 큰 정치인 품기에는 너무 망가져 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나라를 위해 어떤 정치를 하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해 많은 좋은 얘기를 나눴고, 제가 사실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많이 배우겠다”고 덧붙였다.
김 부의장은 회동 후 “제가 참 어렵다. 제 역할이 무엇인지,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아직 남았는지 이런 것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며 “제가 좀 더 고민해서 늦지 않은 시간에 답을 드리는 걸로 이야기했고 오늘 처음 만난 자리인데 많은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김 부의장은 지난달 19일 민주당 공천을 앞두고 의원 평가 하위 20%를 통보받자 “모멸감을 느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김 부의장은 전날 2월 임시국회가 종료함에 따라 이날 탈당계를 민주당에 제출했다. 이날 회동으로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의장은 17대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19∼21대 총선 당시 영등포갑에서 내리 당선되면서 4선 고지를 밟아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이 지역에 그대로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국민의힘은 4명이 공천을 신청한 영등포갑 지역구 출마자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김 부의장에 대해 “대단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으로 기억한다”고 추켜세웠다. 지난달 22일에도 김 부의장 영입 여부에 대해 “국민의힘은 자유주의 정당, 상식을 가진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이다. 극렬 지지층만의 눈치를 보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 있는 분이라면 다양한 분들이 많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을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박민식에 강서을 출마 요청…朴, 역할 마다하지 않겠다고 해”
이 밖에도 한 위원장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서울 강서을에서 싸워서 승리해달라, 국민을 위한 승리를 위해 헌신해달라는 요청을 드렸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박 전 장관은 애국심, 사명감이 있는 분이다. 국민을 위해 필요하다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승리를 위해서는 강서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며 “김 대표님도 지금처럼, 어쩌면 지금보다도 더 강서을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의 출마 요청에 박 전 장관이 화답하면서 박 전 장관은 강서을에서 전략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 위원장은 이용 의원의 경기 하남갑 단수공천 가능성을 질문받고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흡족해 할지 모르겠다.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만 답했다. 민주당은 이날 추 전 장관을 하남갑에 전략공천했다.
이재명 대표와 1대 1 TV 토론…“가능한 시간 제가 언제든 맞추겠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1대 1 TV 토론’과 관련, “국민들이 이 대표가 하는 여러 이상한 일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저도 많이 궁금하다”라며 “여야 대표로서 주제 제한 없는 토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가능한 시간이라면 제가 언제든 맞추겠다”며 “이 대표도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당연히 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