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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커닝' 한림대 의대생들 고발 당했다…"대학은 징계도 안 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한 강의실에서 의사가운이 놓여있다. 뉴스1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한 강의실에서 의사가운이 놓여있다. 뉴스1

지난해 강원도 한 의과대학에서 시험 중 발생한 부정행위에 연루된 의대생들이 고발당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최규호 변호사는 강원 춘천경찰서에 한림대 의대생 9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0일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1학년 학생들은 기생충 수십 개의 학명을 쓰는 시험을 응시했다. 다른 자료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답안을 기재하는 방식이었으며, 성적에도 반영될 예정이었다.

최 변호사는 “피고발인들은 미리 기생충 학명을 적은 쪽지를 준비해 시험에 응시했다”며 “이로써 피고발인들은 위계로써 피해자 한림대학교 의과대학장의 학업 성적관리에 관한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시험에는 70여명의 학생이 응시했다. 응시자의 10% 이상이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됐는데도 대학은 이들을 징계하지 않았고, 시험을 성적에 반영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피고발인들은 부정행위로 인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실하게 기생충 학명을 외우고 시험을 준비했던 학생들만 피해를 봤다”며 “다른 대학교의 경우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해당자의 성적을 0점 처리하고, 이와 별도로 징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부연했다.

최 변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무도 징계하지 않는다면 다음에도 부정행위를 적발했을 때 징계할 수 없다”며 “한두 명의 일탈로 보기 어려운 데도 대학에서 대응을 너무 잘못한 게 아닌가 싶고, 의대 학사 운영이 부실하게 이뤄지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 한림대 의대생들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휴학을 제일 먼저 결정했다”며 “권리만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 국민이 이 사건을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 고발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림대 관계자는 “정식 시험이 아닌 쪽지 시험이었고, 적발된 학생들에게는 경고 조치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앞선 지난해 10월 30일 한림대 의대생 9명은 기생충학 학명 시험에서 답이 적힌 쪽지를 몰래 가지고 시험을 치르다가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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