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야' 허락받아야"…日기업 구인난에 생긴 독특한 채용방식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20년 4월 일본 도쿄도 주오구에서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0년 4월 일본 도쿄도 주오구에서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이 입사 내정자 부모에게 허락을 받는 독특한 절차를 거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입 사원들이 입사 철회를 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방지하기 위해 부모에게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26일 NHK 보도에 따르면 최근 입사 내정자 부모에게 "자녀를 채용해도 되겠냐"며 확인 절차를 거치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일본 취업 정보 사이트 '마이나비'가 올봄 취업을 앞둔 일본 대학생·대학원생 학부모 851명을 조사했더니 '자녀가 합격한 기업에서 채용 허락을 구하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한 사람이 52%였다. 이는 6년 전보다 약 35%포인트 오른 수치다.

실제 올해 취업이 확정된 입사 예정자 중 61.9%는 '회사를 고를 때 부모님과 상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모의 허락을 구하는 방식은 기업 관계자가 전화해 "자녀분이 우리 회사에 입사하는 데 찬성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거나 부모의 서명란이 포함된 입사 서약서를 우편으로 보내 제출을 요구하는 것 등이 있었다.

일본은 한국보다 기업 채용 절차가 훨씬 긴 편이다. 심지어 졸업 1년 전에 취업이 확정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보니 입사 내정자들이 이 기간에 입사를 철회하거나 다른 기업으로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거기다 저출산 영향으로 구직자 수 자체가 줄면서 기업들이 입사 내정자를 다른 기업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런 영향으로 일본 취업시장에선 부모란 뜻의 '오야'와 '확인'을 의미하는 카쿠를 합친 '오야카쿠'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마이나비는 "대학생 자체가 줄어드는 구직자 우위 시장에서 입사 예정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기업 간의 격렬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