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징이 판의 마켓 나우

연초 경제추세, 신흥·선진시장 둘 다 좋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징이 판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징이 판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신흥시장 경제의 확대가 2024년 첫머리에도 지속됐다. 구매관리자지수(PMI) 데이터에 따르면 성장 기간이 1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신흥시장의 성장이 작년 6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가속화되어, 연초 전 세계 생산 증가를 끌어올리는데 핵심적인 선봉 역할을 했다. PMI는 다양한 산업 부문에 속하는 40여 개국 2만 7000개 회사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다.

신흥시장 중에서도 인도의 연초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동시에 비즈니스 상황이 개선된 덕분에 인도 경제는 반년 전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민간 경제활동이 12월에 정체를 겪었지만, 1월에 성장세로 복귀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성장률은 12월보다 약간 감소했지만, 성장세가 여전히 견고했다.

마켓 나우

마켓 나우

각종 선행지표도 신흥시장의 확장이 올해에도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PMI 조사에 따르면 신흥시장 기업들이 작업량 증가로 처리하지 못하는 업무가 다시 누적되고 있으며, 신규 주문도 증가 속도가 약간 느려지긴 했지만 확대되고 있다. 한편 신흥시장 기업 관계자들의 미래에 대한 낙관도는 12월과 동일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선진시장 기업들의 낙관도는 상승했다. 이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글로벌 기업들이 향후 12개월 동안의 생산 증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신흥시장에서는 비즈니스 활동이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누그러지면서 판매 활동을 지원했다. 홍해에서 발생한 해상 운송 위기로 전 세계 제조업체들의 운송 비용이 상승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신흥시장에는 의미 있는 타격이 없었다. 최근의 운송 문제에 따른 공급지연이 주로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면, 선진시장 기업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반면 신흥시장의 제조업체들의 경우에는 1월의 납기연장 증가가 선진시장 등과 비교했을 때 덜 두드러졌다. 신흥시장은 또한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무역 조건이 개선됐다. 제조업 수출 주문이 증가한 덕분에 서비스 수출의 소폭 감소가 상쇄됐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생산물 가격 인플레이션의 둔화라는 좋은 징후가 신흥시장에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선진시장에서도 생산물의 가격 상승은 지난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선진시장의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금리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연초의 최신 데이터는 앞으로 몇 달간 물가 추세가 금융조건을 더욱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조짐을 시사한다. 이러한 추세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징이 판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어소시에이트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