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우여곡절 끝에 황선홍(56)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해 3월 A매치를 치른다. 감독은 정해졌지만, 남은 기간 일정은 빡빡하고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지난 27일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제3차 회의를 열고 3월에 한해 황선홍 감독에게 A대표팀과 올림픽팀을 동시에 맡기는, ‘투잡’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다음 달 태국을 상대로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두 경기(21일·26일)를 치르는 A대표팀의 최우선 과제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비롯해 선수단 내부의 갈등 상황에 책임이 있는 선수의 징계 및 수위 결정이다. 많은 축구인은 “대표팀 내 균열이 국내외에 보도돼 한국 축구 위상에 흠집이 생긴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관련 규정에 근거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A대표팀의 세대교체도 미룰 수 없는 숙제다. K리그 팀을 이끄는 모 감독은 “두 외국인 감독 파울루 벤투(포르투갈)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이 지휘봉을 잡은 5년 동안 대표팀 내에서 이른바 ‘상근직’으로 자리매김한 일부 핵심 멤버들이 파벌을 이루고 감독 선임 과정에도 목소리를 내는 등 도를 넘는 행보를 보였다”면서 “3월과 6월에 열리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은 대표팀 멤버 구성에 과감한 변화를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9월 최종 예선에 접어든 이후에는 물갈이가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3월 A매치 기간 ‘황선홍 없는 황선홍호’로 운영될 올림픽팀에 대한 지원 시스템 구축도 절실하다. 다음 달 A매치 기간 올림픽팀은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4월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 예선에 앞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실전 모의고사다. 그런데 이 중요한 대회를 감독 없이 코치들이 이끈다. 올림픽대표팀 선수 관련 자료가 황 감독에게 제대로 전달될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황 감독의 일정이 빡빡하다는 것이다. A대표팀은 다음 달 11일 3월 A매치 출전 선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 이전에 기존 대표팀 멤버들은 물론, 새로 발탁할 선수들의 상태 확인까지 마쳐야 한다. 다음 달 18일 대표팀이 소집하면 사흘 만인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홈경기를 치르고, 곧장 태국 방콕으로 넘어가 26일 원정경기에 나선다. 당초 황 감독은 A매치 기간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국제대회에 참가한 뒤 곧장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이 열리는 카타르로 건너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A대표팀 감독을 겸직하게 되면서 올림픽대표팀 관련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