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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봄’ 올라탔다, 수출액 20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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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기지개 켜는 1월 무역

반도체 실적 회복 속에 수출 금액·물량 지표가 최근 2~3년래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에서 수출한 물건들이 더 비싸게, 더 많이 팔렸다는 것으로, 한국 수출 호(號)의 양과 질 모두 1년 전보다 크게 좋아졌다는 의미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무역지수·교역조건’(달러 기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7% 상승한 128.20이었다. 2022년 5월(20.1%)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이에 따라 4개월 연속 상승 행진도 이어갔다. 수출금액지수는 통관된 수출 물량에 단가를 곱한 값을 지수화한 것으로, 2015년(100 기준)과 비교해 수출액 변동 추이를 보여준다.

수출물량지수 역시 훈풍이 불었다. 1년 전과 비교해 17.1% 상승한 126.08로 다섯 달째 오름세를 나타냈다. 상승률로는 2021년 5월(22.8%)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수출물량지수는 수출금액지수를 수출 물가(계약 가격)로 나눈 수치인데, 수출용 상품이 얼마나 나갔는지 나타낸다.

이는 지난해 1월 수출이 역성장(-16.4%)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수출 금액·물량 전반의 상승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크게 끌어올린 공신은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였다.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부문의 수출물량지수는 1년 새 26.9% 올랐고, 수출금액지수도 30.6% 뛰었다.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는 자동차도 힘을 보탰다. ‘운송장비’ 부문의 수출물량·금액 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3%, 21.4% 상승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만 따로 보면 수출물량·금액 지수가 1년 전보다 각각 48%, 55.5%씩 뛰었다. 이는 2020년 2월, 2017년 12월 이후 3년 11개월, 6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닥을 찍은 반도체 업황은 봄기운이 역력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감산에 따른 메모리 수급 개선과 단가 반등, 글로벌 IT(정보통신) 경기 회복 등으로 석 달째 수출 증가세를 보인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53% 급증하면서 201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찍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고정 거래가격(8기가)은 지난해 8~9월 1.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올 1월엔 1.8달러로 올라섰다.

반면 수입무역지수는 주춤하는 양상이 계속됐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3.9% 떨어지면서 7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입금액지수도 7.9% 내리며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광산품·화학제품 등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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