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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유료 멤버십의 힘…쿠팡, 13년 만에 첫 연간 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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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쿠팡, 유통기업 매출 1위에

쿠팡이 지난해 32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며 설립 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전통 유통기업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신선식품·가전제품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면서 1400만 유료 회원의 지출 규모를 키운 효과로 분석된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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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 31조8298억원(243억8300만 달러), 영업이익 6174억원(4억7300만 달러)을 기록했다. 2022년 3분기에 첫분기 흑자를 낸 이후 매 분기 흑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연간 6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0년 창사 이후 13년 만의 첫흑자 전환이다.

쿠팡은 흑자 전환 비결로 충성 고객들의 씀씀이가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본다. 김범석 쿠팡Inc(쿠팡의 본사) 이사회 의장은 이날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의 가장 오래된 코호트(고객집단)를 포함해 모든 연간 코호트 지출이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소비자가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2018년 10월 시작)에 처음 가입한 연도별로 고객집단을 코호트로 묶어 관리하는데, 각 코호트가 매년 쿠팡에서 지출하는 금액이 평균 15% 이상 늘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새로 유입되는 코호트는 기존 코호트보다 1인당 지출액의 시작점이 더 높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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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2018년 코호트도 꾸준히 높은 성장률을 보여줬다. 이날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장 오래된 고객에게도 최고의 가격과 배송 경험으로 계속 놀라움을 선사할 기회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쿠팡의 고객 1인당 매출(객단가)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4분기 고객 1인당 매출은 41만1600원(312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다. 객단가는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2021년 연 평균 271달러(약 31만313원·각 연도 평균환율로 환산)였고, 지난해 301달러(약 39만3677원)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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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하며 물티슈·기저귀 같은 비교적 저렴한 공산품을 핵심 품목으로 내세웠지만, 로켓프레시(2019년)로 신선식품까지 판매 영역을 확대했다. 2019년엔 쿠팡이 직접 방문 설치해주는 로켓설치 품목에 가전을 추가했고, 이듬해엔 가구에 이어 타이어, 고가 육아용품, 오토바이로 품목을 늘렸다. 2020년에는 최신 휴대전화 판매와 개통까지 맡는 로켓모바일, 패션 전문 채널인 C.애비뉴, 2023년에는 명품을 판매하는 로켓럭셔리까지 선보이며 고가 제품으로 판로를 확장했다.

특히, 월 4990원을 내는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수가 2021년 900만 명에서 지난해 1400만 명으로 늘었다. 최근 3개월간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활성 고객’도 지난 4분기 2100만 명으로 2022년(1811만 명)에서 16%가량 증가했다.

오래 지속된 ‘계획된 적자’에선 탈출했다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차이나 커머스’의 공세가 거세다.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 6조7000억원 가운데 중국 거래액은 3조2000억원대로 전년 대비 121% 급증했다. 김범석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리테일은 역동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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