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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 부추긴 '트럼프 트위터' 차단…美대법, 맞나 틀리나 격론 중

중앙일보

입력

페이스북ㆍ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기업의 특정 게시물ㆍ계정 삭제 또는 차단 등 편집을 금지하는 내용의 플로리다주 및 텍사스주 법에 대해 언론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을 낸 단체 ‘넷초이스’의 법률센터 크리스 마체스(맨앞) 소장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연방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넷초이스는 구글ㆍ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주요 회원사인 단체다. EPA=연합뉴스

페이스북ㆍ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기업의 특정 게시물ㆍ계정 삭제 또는 차단 등 편집을 금지하는 내용의 플로리다주 및 텍사스주 법에 대해 언론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을 낸 단체 ‘넷초이스’의 법률센터 크리스 마체스(맨앞) 소장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연방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넷초이스는 구글ㆍ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주요 회원사인 단체다. EPA=연합뉴스

페이스북ㆍ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기업이 정치ㆍ사회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콘텐트나 계정을 차단하는 건 정당한 편집권인가, 부당한 검열인가.

이 문제에 대한 미국 연방 대법원의 구두 변론이 26일(현지시간) 열렸다. 뉴욕타임스(NYT)와 CNN이 각각 “인터넷 시대에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 적용 범위에 대한 가장 중요한 판결이 될 것”, “11월 대선을 앞두고 인스타그램이나 X(옛 트위터) 등에서 미국인들이 무엇을 볼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라고 하는 등 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 연방 대법원은 이날 페이스북ㆍ유튜브ㆍX 등 소셜미디어 기업의 특정 게시물ㆍ계정 삭제 또는 차단 등 편집을 금지하는 내용의 플로리다주 및 텍사스주의 법에 대한 구두 변론을 4시간여 벌였다. 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기업의 콘텐트 큐레이션을 금지한 해당 법안에 대해 연방 대법관 9명 중 상당수가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발단은 2021년 1ㆍ6 의사당 난입 사태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위터는 폭력 선동 등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적으로 차단했고, 상당수 소셜미디어 기업들도 과격한 주장을 담은 일부 게시물과 계정을 삭제ㆍ차단했다.

그러자 보수 성향이 강한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는 플랫폼 기업의 콘텐트 편집을 제한하는 법을 제정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 모두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인 곳이다. 이에 구글ㆍ메타 등 빅테크들이 주요 회원인 단체 ‘넷초이스’와 미 컴퓨터통신산업협회는 해당 법이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냈다.

플로리다주 법은 소셜미디어 기업이 주(州) 공직 후보자를 SNS 플랫폼에서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텍사스주 법은 사용자 관점에 기반한 콘텐트 삭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해당 법의 정당성 여부를 놓고 소송이 제기되면서 법 시행은 보류 중이다.

2022년 10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 대법원 건물에서 연방 대법관들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의 부임 후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클래런스 토마스 대법관, 존 로버츠 대법관(대법원장), 새무얼 앨리토 대법관,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 뒷줄 왼쪽부터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닐 고서치 대법관, 브렛 캐버노 대법관,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AP=연합뉴스

2022년 10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 대법원 건물에서 연방 대법관들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의 부임 후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클래런스 토마스 대법관, 존 로버츠 대법관(대법원장), 새무얼 앨리토 대법관,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 뒷줄 왼쪽부터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닐 고서치 대법관, 브렛 캐버노 대법관,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AP=연합뉴스

쟁점은 소셜미디어 기업의 콘텐트 편집을 금지하는 플로리다주, 텍사스주 법이 수정헌법 제1조가 정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다. 이날 연방 대법원의 구두 변론에서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을 비롯한 연방 대법관 다수는 해당 법률이 SNS 플랫폼의 편집적 판단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연방 대법관은 “너무 광범위하게 발언권을 억압하는 법안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법률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수정헌법 1조는 정부에 적용되며 민간 기업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엘리나 케이건 연방 대법관도 “주요 플랫폼은 내란을 선동하거나 공공 안전을 위협하며 혐오 발언을 퍼뜨리는 게시물을 거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보수적 성향인 클래런스 토마스, 새무얼앨리토,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은 “‘콘텐트 관리’ 같은 문구는 검열의 완곡한 표현”이라며 주(州) 법에 동의하는 관점을 취했다.

피고 측인 플로리다주 헨리 휘태커 법무장관은 “주 정부는 생각의 자유로운 전파를 보장하려 한다는 점에서 수정헌법 1조와 이해관계가 같다”고 주장했다. 또 플랫폼 기업을 전화회사와 같은 통신서비스 제공 업체로 간주해야 한다며 “사용자 견해에 따라 콘텐트를 차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검열에 해당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넷초이스와 컴퓨터통신산업협회 측 변호인은 “SNS는 정부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원하는 내용을 게시할 수 있는 신문과 같이 헌법적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플랫폼의 편집 재량은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이 건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여름 휴정기에 들어가기 전인 오는 6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방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보류하고 소송을 다시 하급 법원으로 내려보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N은 “이번 판결로 미국인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떤 콘텐트를 볼 수 있는지 판가름 날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담론 문화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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