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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도 우크라 지원 요청…한국, 탄약제공 압력 거세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에 포탄 지원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유럽산이 아닌 ‘제3국 탄약’을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의식해 비살상무기 지원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신들은 탄약 구매가 가능한 제3국 후보 중 하나로 한국을 거론하고 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4일 “한국이 최선의 거래처라면 한국산 무기를 사야 한다”는 나토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에서 탄약 수십만 발을 유럽 역외 국가에서 구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 제안에 동참할 것이며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효율성”이라고 지지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도 “네덜란드는 이 계획에 1억 유로(약 145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고 다른 국가도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 등 일부 EU 국가는 그동안 EU 기금을 역외 탄약 구매에 사용하는 것에 반대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이 우리에게 약속한 100만 발의 포탄 중 50%도 아닌 30%만 받았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유리 김 미국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같은 날 한미연구소 주최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정치적 지지뿐 아니라 실질적인 방어 지원을 했으며 우리는 그런 물자가 우크라이나로 더 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부차관보는 이어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50여 개국 연합인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국가 중 하나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연합국에 지원을 촉구하는 물자와 관련해 “지금 당장 가장 필요한 것은 155㎜ 포탄”이라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하루에 1명당 탄약 15~20발 정도만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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