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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10명 중 8명은 여성…“젊은 여성들의 ‘다이어트 강박’ 아냐”

중앙일보

입력

섭식장애 인식주간(EDAW2024) 포스터. 사진 일산백병원

섭식장애 인식주간(EDAW2024) 포스터. 사진 일산백병원

인제대 섭식장애정신건강연구소가 ‘제2회 섭식장애 인식주간’ 행사를 오는 28일 연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행사는 다음 달 5일까지 7일간 진행된다.

지난해에 이어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와 비영리 단체 ‘잠수함토끼콜렉티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것이다. 인제대 교원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설립된 모즐리회복센터가 후원한다.

이번 행사는 ‘인식적 정의(Epistemic Justice)’를 주제로 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는 철학자 미란다 프리커의 ‘인식적 부정의(Epistemic Injustice)’에서 따온 것이다. 인식적 부정의란 어떤 상황에서 약자의 말이 전혀 신뢰받지 못하거나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아 폭증되는 부당함을 뜻한다. 잠수함토끼콜렉티브 대표이자 책 『삼키기 연습』 저자 박지니씨는 “섭식장애를 겪는 당사자 위치에서 우리 스스로 회복적 정의를 성찰해 보겠다는 선언적인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섭식장애 환자와 그 가족 이야기, 섭식장애와 관련된 디지털 헬스케어나 의료 체계의 문제점 등을 짚어볼 예정이다. 섭식장애를 둘러싼 논제를 다루는 토크 세션도 마련됐다. 행사는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서울숲 점 3층에서 열린다. 전체 세션은 유튜브 라이브로도 볼 수 있다.

거식증 등 식이장애를 겪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거식증·폭식증 등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8년 8517명에서 2022년 1만2714명으로 4년 만에 49.2% 늘었다. 전체 환자 10명 가운데 8명은 여성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20대 여성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는데, 거식증을 겪는 10대 이하 환자는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543명으로 97.5% 증가했다.

김율리 교수는 “한국에서 섭식장애는 젊은 여성들의 다이어트 강박증이나 의지력만 있으면 해결될 습관 문제로 치부돼 사회적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내내 밀려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섭식장애는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정신질환”이라며 “주변 이해와 도움을 받고 조기에 치료하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병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 사진 일산백병원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 사진 일산백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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