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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식도 ‘밸류업 ETF’ 탈까…저PBR株는 빠질 수도, “가치 개선 봐야”

중앙일보

입력

금융당국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우수 기업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기로 하면서, 어떤 기업이 포함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주가가 많이 올랐던 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주 가운데 상당 수는 해당 지수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오를까…연말까지 ‘밸류업 ETF’ 출시

27일 금융위원회는 기업 가치가 뛰어난 상장사를 모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올해 9월까지 개발하고, 연말까지 이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하기로 했다. 기업 가치 개선이 잘된 곳만 따로 추려 이들에 대한 투자자 접근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특히 금융당국이 ‘스튜어드십 코드’까지 이용해, 기업 가치가 높은 곳에 연기금 등 기관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해당 ETF가 실제 출시되면 이에 포함된 기업의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日처럼 만들면 저PBR 빠질 가능성 커

어떤 기업이 이 ETF에 포함될지는 아직은 미정이다. 하지만 비슷한 ETF를 출시한 일본 사례를 보면, 대강의 방향은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도쿄거래소(JPX)는 ‘프라임 150지수’를 출시하고 이를 추종하는 ETF를 지난달 처음 상장했다. 프라임은 일본 도쿄거래소 상장 시장 중 하나로 주로 대기업으로 구성된 곳이다. 프라임 150은 프라임에 상장한 기업 중에서도 PBR이 1배를 초과하거나, 자본수익률이 높은 기업 150개를 추려 만든 지수다.

닛케이 3만9000선 ‘사상 최고'. [AFP=연합뉴스]

닛케이 3만9000선 ‘사상 최고'. [AFP=연합뉴스]

한국이 이와 유사하게 지수를 구성한다면, 상대적으로 기업 가치 개선이 잘돼 주가 면에서도 평가가 좋은 기업들이 여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 자산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저PBR 기업과는 결이 다르다.

“PBR 낮으면 가치 개선도 높아야”

금융당국은 해당 지수 구성에 일본 사례를 참고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일본처럼 PBR이 높은 기업만 포함하진 않을 거라고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체적 지수 구성 방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논의를 해봐야 안다”면서도 “일본 사례처럼 PBR이 높은 기업을 지수에 포함하되, 일부는 PBR이 낮더라도 기업 개선 우수 사례로 표창 등을 받았다면 지수 포함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PBR이 낮은 기업이라면, 향후 기업 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에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따라서 지수 편입의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밸류업 지수 편입 예상 기업을 노리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단순히 PBR이 낮은 기업을 고르기보다 기업 가치 개선도가 높은 우수 기업을 고르는 편이 낫다.

밸류업 지수, 주가 상승률 떨어질 수도

기업 가치가 높은 우수 기업으로만 밸류업 지수를 구성하면, 주가 상승의 효과가 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일본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면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지난달 상장된 프라임 150 추종 ETF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1개월 프라임 150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미쓰비시상사 등의 종목이 급상승하면서 닛케이지수 대비 (프라임 150지수가) ‘언더퍼폼(상대적 낮은 수익률)’ 한 것은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면서 “해당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이 오히려 PBR 등 기업 가치를 제고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체 지수가 상승할 때는 밸류업 지수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순 있다”면서 “하지만 기업 가치가 우수한 곳만 해당 지수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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