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느 병원 가야하나" 119콜 두 배 늘었다…"위급환자 늦어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공의 파업 여파로 환자들이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느냐”며 119에 전화를 걸면서 일선 소방관들의 구급업무를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119구급대원에게 ‘응급환자가 아닌 경증 환자들도 병·의원까지 이송하라’는 지침까지 내려 업무가 더욱 늘어난 상황이다. 현장에선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위중한 환자 이송이 지연되는 등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종합방재센터가 발표한 소방재난 일일상황에 보고된 전공의 파업 일주일째인 주말인 23일(토) 소방관 병의원 안내 업무 건수는 56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파업 전 주말 4일 274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진 서울종합방재센터 홈페이지 캡처

서울종합방재센터가 발표한 소방재난 일일상황에 보고된 전공의 파업 일주일째인 주말인 23일(토) 소방관 병의원 안내 업무 건수는 56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파업 전 주말 4일 274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진 서울종합방재센터 홈페이지 캡처

전공의 파업 전 주말 4일 접수된 병의원 안내 건수는 274건으로 일반적으로 평균 200~300건을 기록했다. 사진 서울종합방재센터 홈페이지 캡처

전공의 파업 전 주말 4일 접수된 병의원 안내 건수는 274건으로 일반적으로 평균 200~300건을 기록했다. 사진 서울종합방재센터 홈페이지 캡처

27일 서울종합방재센터에 따르면 전공의 파업 이후 소방관들의 병·의원 안내 업무가 평소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9 구급대원의 병·의원 안내는 환자 상태와 병원 수용 여부를 파악해 병원을 선정하고 연결해주는 업무를 말한다. 전공의 파업으로 위급한 환자들이 어느 병원에 가야 할지 몰라 119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급증한 것이다.

소방재난 일일상황을 보면 전공의 파업 일주일째인 지난 주말 23일(토) 소방관의 병·의원 안내 업무 건수는 566건으로, 파업 전 주말 3일 (274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일요일인 24일 역시 533건으로 평소보다 100여건 이상 많았다. 평일 병·의원 안내 역시 전공의 파업 전 평균 200건대에서 300건대를 훌쩍 넘어섰다.

게다가 최근 소방청에선 전국 119구급대원들에게 ‘비응급 환자들도 병·의원급 의료기관에 이송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돼 현장에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소방청이 최근 일선 소방서에 내린 공문. 지침에 따르면 응급이 아닌 비응급 환자들도 응급의료시설이나 일반 병·의원급 의료기관에 이송하라고 안내했다.

소방청이 최근 일선 소방서에 내린 공문. 지침에 따르면 응급이 아닌 비응급 환자들도 응급의료시설이나 일반 병·의원급 의료기관에 이송하라고 안내했다.

소방청이 지난 21일 일선 소방서에 보낸 ‘환자 분산이송 및 수용곤란 대응 지침 안내’ 공문에 따르면, 환자 중증도에 따라 ▶응급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상급종합병원인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 ▶ 준응급은 의료기관 혹은 응급의료시설위주로 ▶비응급 환자는 환자 증상에 따라 일반 병·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라고 안내했다.

“최근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국민들의 의료기관 이용 불편 및 응급실 진료 차질 등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이 같은 지침을 내린 것이다.

소방청이 지침을 내리기에 앞서 보건복지부에서 전공의 집단사직이 예고된 지난 16일 ‘응급환자 중증도에 따른 이송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및 응급의료법에 따라 구급대원들은 응급환자의 중증도와 전반적인 환자의 상태 등을 고려해 각 병원 응급의료센터(응급실)에 긴급히 이송하도록 규정하고 한다.

구급대원들은 현장에서 환자 응급여부를 판단하고 병원을 선정하는 과정도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지침대로 비응급 환자들을 일반 병·의원으로 이송하는 일까지 하면 위급한 환자 이송이 미뤄지는 등 구급 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구급대원은 “보통 응급실에 갈 정도로 급한 환자가 아닌 경우 현장에서 조치를 취하고 안내하는 수준으로 끝나지만, 그런 경증 환자들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원들이 바쁜 것은 둘째치고 정말 위급한 환자가 생겼을 경우 병원 선정이나 이송이 지연되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석 소방노조 사무총장은 “아픔은 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응급과 비응급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만약 신속하게 구분을 한다고 해도 병원이 환자를 거부하면 다른 병원을 찾느라 뺑뺑이를 돌 수밖에 없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