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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야구단 롯데 자이언츠-지바롯데의 '함께' 전략

중앙일보

입력

교류전 마치고 기념사진 찍는 롯데 자이언츠와 지바롯데. 연합뉴스

교류전 마치고 기념사진 찍는 롯데 자이언츠와 지바롯데. 연합뉴스

롯데는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 프로야구 구단을 보유한 기업이다. 그래서 한국 롯데 자이언츠와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는 오랜 기간 동안 교류를 진행했다.

한·일 양국 롯데 야구 교류전의 시작은 창업주인 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처음부터 추진했다. 야구광이었던 신 회장은 마이니치 오리온스(도쿄 오리온스)를 인수해 롯데 오리온즈(지바롯데 전신)를 1976년 창단했다. 한국에서는 실업팀 롯데를 1975년에 만들었고, 두 팀은 40년 넘게 교류를 이어왔다.

특히 한국 롯데 자이언츠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부터 지금까지 팀명과 연고지, 모그룹이 바뀌지 않는 '40년 헤리티지'를 이어가고 있다. 1984년과 1992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며, 구도 부산을 연고지로 하며 전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덤을 갖고 있다.

일본 지바롯데는 일본시리즈 우승 4회, 리그 우승 5회 등 신흥 명문팀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지바롯데는 뛰어난 육성 시스템을 갖춘 구단이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 사사키 로키다. 지바롯데는 2019년 1순위 지명을 받은 사사키를 5개년 육성 계획을 통해 특별 관리했다. 2020년 입단 첫 해 아예 경기를 내보내지 않고, 트레이닝시켰다. 2022년에는 일본 역대 최연소(20세 5개월)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신동빈 구단주는 요미우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스포츠가 가진 파워는 대단하고, 정신적인 것을 포함하여 그룹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사태의 경우 관중이 제로가 되어 적자였지만, 구단 경영도 잘하면 이점은 엄청나다"고 야구단 경영 철학을 밝혔다.

사직구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한 신동빈 롯데 구단주. 사진 롯데 자이언츠

사직구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한 신동빈 롯데 구단주. 사진 롯데 자이언츠

또한, 신 구단주는 한국과 일본 야구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가지고 양구단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동안 한국 롯데의 선수, 지도자가 일본 지바롯데로 연수를 떠나기도 했고, 양 구단은 정기적으로 구단 운영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코로나19 등 사회적인 부분의 영향으로 양 구단 간의 교류가 줄었지만 지난해부터 재개됐다. 롯데 1군은 지바롯데 2군 스프링캠프 훈련장을 찾아 합동 훈련 및 연습경기를 실시했다. 지난해 7월에는 구단 프런트가 일본 구단 단기 연수를 통해 지바롯데 편성관리부 및 R&D 그룹장과 미팅을 진행했다. 올해 1월에는 단장, 육성팀장, 구장사업팀장이 지바롯데 구단을 방문해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2024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는 양구단 협력의 절정이었다. 롯데 선수단은 이토만 니시자키 구장에서 지난 22일 지바롯데 1군과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24일과 25일에는 교류전을 펼쳤다. 특히 25일엔 한국과 일본 국가대표 투수인 박세웅과 사사키의 맞대결이 성사돼 눈길을 끌었다.

KBO리그 구단들은 일본에 캠프를 꾸리면 연습경기 상대를 찾기 쉽지 않다. 특히 1군 정예멤버와 대결은 어렵다. 그러나 지바롯데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연습경기 상대로 롯데를 맞이했다. 롯데 구단은 "안정적으로 스케줄을 편성할 수 있고 동시에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직구장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과 함께 경기를 관전한 신동빈 롯데 구단주. 사진 롯데 자이언츠

사직구장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과 함께 경기를 관전한 신동빈 롯데 구단주. 사진 롯데 자이언츠

신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일본 팀과 연습경기를 하면 선수들에게 아무래도 많은 도움이 된다. 연습경기를 잡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다. 오키나와에서 지바롯데와 연습경기로 2차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데, 형제구단이라서 연습경기 이상의 교류도 있을 테니 선수들에게는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한일 선수들이 함께하는 동영상 콘텐트도 촬영했다.

롯데 관계자는 "상호 교류를 통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이언츠가 가지고 있는 유니폼, 응원 문화 등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를 지바롯데측에 공유할 수 있고, 우리는 지바롯데 육성 시스템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 향후에도 서로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공유해 KBO, NPB리그 교류가 좀 더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구단주는 이승엽, 김태균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일본 프로야구 진출하는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 2022년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의 은퇴식을 챙기고, 2024년 FA 1호 계약자인 원클럽맨 전준우에게도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2024년 입단 신인들을 초청한 루키 패밀리 데이. 사진 롯데 자이언츠

2024년 입단 신인들을 초청한 루키 패밀리 데이. 사진 롯데 자이언츠

신 구단주는 선수단 로열티 강화를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2022년부터 신인 선수와 가족을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초청해 '루키 패밀리데이'를 진행했다. 구단에 대한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계획되었으며, 신 구단주는 신인 선수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며 구단대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축전을 전했다.

롯데지주는 2022년 10월 유상증자를 통해 19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에이스인 박세웅과 5년 최대 90억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구단 최초로 체결했고,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전준우와 차례로 FA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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