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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활동 보폭 넓히는 北…선수단 파견, 서방 외교관 방북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펑춘타이(馮春臺) 주북 중국 공사는 지난 26일 평양에 위치한 중국대사관에서 마르틴 튀멜 독일 외무부 동아시아·동남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과 회담하는 모습. 주북 중국대사관 제공, 연합뉴스

펑춘타이(馮春臺) 주북 중국 공사는 지난 26일 평양에 위치한 중국대사관에서 마르틴 튀멜 독일 외무부 동아시아·동남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과 회담하는 모습. 주북 중국대사관 제공, 연합뉴스

북한이 코로나19 봉쇄 이후 사실상 중단했던 대외활동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군사·외교 분야에서 전방위로 교류·협력을 확대한 러시아는 물론 각종 국제행사에 참석하면서 외교적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27일 문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청년대표단이 지난 26일 러시아 소치에서 진행되는 세계청년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대표단은 다음 달 1일부터 7일까지 소치 인근 시리우스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 청년축제에 참여해 러시아 측과 양국 청년 단체 간 교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문은 "박인철 직총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직업총동맹대표단이 브라질의 상파올로에서 열리는 세계직업연맹 위원장 이사회 정기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26일 출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북·중 간 화물트럭 운행을 재개하며 국경개방 움직임을 보인 북한이 불법 무기거래를 축으로 밀월 관계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는 물론 노동문제, 반제국주의, 스포츠 등 주요 관심사안을 중심으로 대외활동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붉은색 코트를 입은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5일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붉은색 코트를 입은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5일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은 28일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대표팀과의 2024 파리올림픽 최종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지난 25일 일본에 입국했다. 북한 대표팀은 지난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일본과 1차전을 치른 뒤 카타르를 경유해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올림픽 최종예선 경기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원칙이나, 일본 측이 평양행 항공편이 없고 경기 운영 측면에서 불투명한 점이 있다는 점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기해 1차전 경기가 중립 지역인 사우디에서 치러졌다.

교도통신은 "북한 선수들이 일본을 방문한 것은 2019년 3월 도쿄 인근 사이타마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5년 만"이라고 전했다.

서방 외교관이 코로나19 봉쇄 이후 처음으로 평양에 방문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27일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펑춘타이(馮春臺) 주북 중국 공사는 지난 26일 평양에 위치한 중국대사관에서 마르틴 튀멜 독일 외무부 동아시아·동남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과 회담을 가졌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코로나19 봉쇄 이후 서방인사의 방북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북 중국대사관 측은 이번 독일 외무부 관계자의 방북은 북한 외무성이 조직해 마련한 자리라고 밝히면서도 북한 외무성과 독일 외무부 관계자 간의 회담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대외활동의 보폭을 넓히며 자신들이 정상적인 외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라며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러시아와의 '나쁜 거래' 이미지를 희석하는 동시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한국 말고도 다른 외교적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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