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선발 한 자리. 4대1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반반'까지 확률을 올렸다. 프로 4년차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승현(22)은 덤덤하게 "목표 승수도 이닝도 없다"고 했다.
삼성은 1~4선발을 확정했다. 새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등록명 코너), 데니 레예스, 원태인, 백정현이다. 남은 한 자리의 주인은 전지훈련을 통해 낙점하기로 했다. 이승현과 황동재, 이호성, 최채흥이 후보였고, 이제는 이승현과 이호성으로 좁혀졌다. 연습경기에서 꾸준히 선발등판한 이승현은 "투구 밸런스가 잡혔고, 그래서 구속과 구위가 좋아진 것 같다. 생각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현은 삼성이 애지중지 키우는 기대주다.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2021년 입단한 마지막 '대구 출신 1차지명자'다. 왼손투수로서 최고 시속 150㎞대까지 나오는 빠른 공이 매력적이다. 데뷔 후 불펜투수로 기용되며 지난해 오승환이 자리를 비웠을 땐 소방수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겨울 호주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실전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호성을 보면서 더 자극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정민태 삼성 투수코치는 "이승현과 이호성의 '선발 체력'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오래 던져도 구속과 구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란 의미다. 이승현은 "뛰는 체력과 선발 체력은 다르다. 선발은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전지훈련에서 공을 최대한 많이 던지려고 한다. 불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선발 투수는 한 타자를 여러 번 만나기 때문에 구원투수에 비해 다양한 구종이 필요하다. 정민태 코치는 스플리터, 투심 패스트볼, 컷패스트볼처럼 짧고 변하는 슬라이더 등 빠르게 날아가다 변하는 구종들을 이승현에게 알려줬다. 이승현은 "투구 밸런스는 좋다. 슬라이더는 실전에서도 던졌는데 만족스럽고, 투심은 좀 더 열심히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시즌 동안 쉴 틈 없이 달린 이승현은 당장 눈 앞의 과제만 생각하고 있다. 그는 "시즌 목표는 없다. 안 아프고, 로테이션을 꾸준히 도는 것이다. 이닝도, 승수도 정해두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