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선 외교부 2차관이 군축 문제를 협의하는 유엔 회의장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26일(현지시간) 강 차관은 유엔 제네바 사무소 E빌딩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 고위급 회기 전체회의 연설에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한 가장 시급한 대응 과제인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주의를 환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집착은 군축·비확산 체제를 실존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북한은 여러 차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10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1세기에 핵실험을 한 유일한 국가인 북한은 이를 자랑할 만큼 뻔뻔하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또 다른 핵실험을 할 수 있으며 7번째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강 차관은 “다른 국제사회의 모든 국가와 마찬가지로 한국은 북한이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하며 대량파괴 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엔 군축회의장에는 지난 15일 우리나라와 수교한 쿠바, 그리고 북한의 대표가 강 차관의 바로 뒷줄에 앉도록 좌석이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북한이 ‘형제국’으로 여기던 쿠바가 우리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하게 되면서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외교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이날 고위급 군축회의에서는 강 차관에 앞서 제나르도 페냘베르 포르탈 쿠바 외교차관이 연설했다.
강 차관은 이날 연설 서두에 “12일 전 외교관계를 수립한 쿠바의 연설 직후 연설을 하게 돼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 대표의 발언은 이날 예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