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9시(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최대 전시장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주 전시장인 이곳의 문이 열리자 수만 명의 관람객들이 물밀 듯이 입장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향했던 곳은 제3 전시관. 1745㎡(528평) 크기로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 부스는 ‘오픈런’ 관람객과 취재진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세계 최초로 실물이 공개된 ‘갤럭시 링’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서다.
무슨 일이야
이날 삼성전자는 연내 출시 예정인 갤럭시 링 실물을 공개했다. 갤럭시 링은 건강과 수면 상태 등을 측정하는 반지 모양의 웨어러블 기기다. 반지 안쪽 면이 손가락을 감싸 세밀한 건강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 링은 블랙·골드·실버 3가지 색상으로, 색상마다 총 9개의 사이즈가 전시됐다.
이게 왜 중요해
갤럭시 링이 갤럭시 워치에 이어 차세대 폼팩터(form factor·제품의 물리적 외형)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손목에 차는 스마트워치도 건강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지만, 충전이나 수면 등으로 시계를 착용하지 않을 때 데이터 공백이 발생한다. 갤럭시 링은 이런 공백을 메울 수 있다. 향후 애플과 경쟁도 예상된다. 애플도 이른바 ‘애플 링’으로 불리는 스마트 링을 개발 중이다.
직접 살펴보니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삼성전자 전시관이 열리자마자 갤럭시 링을 살펴봤다. 최 회장은 전시관 소개에 나선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부문 사장에게 “특별히 이렇게(링 형태) 디자인한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노 사장은 “반지 형태로 만들면 최장 9일까지 재충전이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몸에 착용하면서 중요한 건강 정보를 놓치지 않고 모니터링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고 답했다.
갤럭시 링을 직접 껴보고 체험해볼 수는 없었다. 올 하반기 공식 출시 전까지 보안을 이유로 아크릴 박스 안에 전시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건강 데이터 측정 이외의 갤럭시 링 기능과 스펙, 출시 가격 등도 공개하지 않았다.
웨어러블 기기라 다소 두꺼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물을 살펴보니 일반 반지와 큰 차이가 없었다. 골드 색상과 실버 색상은 일반적인 금·은반지와 유사했다. 전시된 9개 사이즈 중 가장 큰 사이즈는 일반 남성 엄지손가락에도 들어갈 정도로 컸다. 언팩 행사 이후 갤럭시 링을 실제 착용해봤다고 주장한 시장 조사업체 테크스포넨시얼 분석가 아비 그린가르트는 “갤럭시 링은 말도 안 되게 가벼웠고, 최대 13사이즈(미국 기준 직경 약 22.2mm)까지 제공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디스플레이도 없었다. 24시간 내내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추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대신 갤럭시 워치와 버즈처럼 갤럭시 웨어러블 앱에서 조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 자체 앱인 ‘굿락’에서 삼성 웨어러블 기기의 배터리 상태를 표시할 수 있는 위젯에 갤럭시 링이 추가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