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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 살짝 아파도 “쉬세요”…샌프란시스코의 ‘귀한 몸’ 이정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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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1번 타자로 나설 이정후.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1번 타자로 나설 이정후. [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한국에서 하던 것보다 잘할 필요 없다. 한국에서 하던 만큼만 해주면 된다.”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5)는 이미 구단과 감독이 애지중지하는 ‘귀한 몸’이다. 이정후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주전 야수 대부분이 선발 출장했는데 이정후는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정후는 26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 경기에도 결장한다. 경미한 옆구리 통증이 생겨서 코칭스태프에 알렸는데 “당분간 경기에 나가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멜빈 감독은 이날 “이정후가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처음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7일 LA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까지 건너뛰고 네 번째 시범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부상이 심각한 건 아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몸 상태를 두고 “아주아주 작은 문제”라며 “캠프 초반에 이 정도 통증은 흔하다. 다만 작은 부상을 크게 키울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정후도 “한국식 표현으로는 그냥 ‘알이 배인’ 거라 부항 치료만 받았다. 한국에선 아무 문제도 안 되는 정도다. 정규시즌 경기였다면 무조건 뛰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조심, 또 조심이다. 이정후는 “작은 부상이라도 치료는 받아야 해서 (트레이닝 파트에) 얘기했는데 감독님이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부위가 (민감한) 옆구리인지라 그만큼 더 몸 관리를 해주시려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정후와 절친한 선배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지금은 캠프 기간이라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안 뛰는 게 맞다. 멜빈 감독님이 잘 케어해주시는 것 같다"며 "이정후는 팀에서 정말 중요한 선수라 구단이 더 관리할 거다. 앞으로는 정후 의견도 많이 반영해서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지했다.

이정후가 실전 테스트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 MLB는 한국보다 빨리 시범경기에 돌입하고, 기간도 더 길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단 전체 합동 훈련은 지난 20일 시작했는데, 5일 만에 첫 시범경기가 열렸다. 샌프란시스코의 시범경기 일정은 정규시즌 개막 이틀 전인 다음 달 27일까지 한 달 넘도록 이어진다.

이정후는 “시범경기가 캠프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고, 경기 수가 아직 한참 남아서 문제없다”며 “미국에선 미국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 나는 그냥 정해지는 스케줄에 따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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