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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아시아나 화물 인수전…물류 대기업+LCC '연합군' 나오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이 오는 28일 마감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5곳이 인수를 검토 중인 가운데, LCC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 물류 대기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잠재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인수 희망 업체는 28일 오후 2시까지 자금 조달 계획서와 사업계획서를 포함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수출화물이 비행기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 김상선 기자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수출화물이 비행기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 김상선 기자

1조원 이상 인수 금액 '부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자체 보유한 화물기 8대와 리스(임대) 화물기 3대 등 총 11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6071억원, 국내외 화물 수송량은 연평균 75만t 정도다. 국적 항공사 중 대한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 매각가를 5000억∼7000억원(부채 1조원 별도)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협상 과정에서 매각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형 여객기에 화물을 탑재해 운송해온 '벨리카고' 수익이 그동안 화물사업부에 반영됐던 터라, 인수후엔 실 매출에서 빠진다. 또 상당수 기체가 25년이 넘어 노후화했다. 더구나 인수시 1조원 규모의 화물사업부 부채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예비 인수자들은 최대한 인수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화물 인수전, ‘4파전’ 될 듯

이번 인수전의 핵심은 자금력이다. 최대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인수 건이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는 JC파트너스가 대주주다. 이들 사모펀드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반면, 제주항공은 신중한 모습이다. 보유 현금이 3000억원에 불과하고 이미 자체 화물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를 위해선 모기업인 애경의 참여가 불가피한 만큼 인수 참여는 더욱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에어로케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 인수에 참여한다고 공식 선언하면서다. 에어로케이의 대주주는 대명화학그룹이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로젠택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물류 시너지를 기대하고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자금 동원력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국내 유일 화물 항공사 에어인천도 이번 인수전에 나설 예정이지만 자금력 면에서 가장 약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류 대기업에 손 내미는 LCC

LCC들은 전략적 투자자(SI)로 물류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물밑 경쟁 중이다. 물류 기업이 SI로 참여하면 인수 후에도 화물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LCC 대주주인 사모펀드들이 해당 SI에 지분을 넘기고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수도 있다. 어제일 먼저 거론되는 곳은 LX그룹이다. 상사인 LX인터내셔널, 물류기업 LX판토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범LG가의 물량을 바탕으로 물류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HMM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동원그룹 이름도 오르내린다. 동원그룹은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며 화물 운송과 국제 물류 등 사업 기반을 갖춘 상태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 등 다수의 SI가 관심을 갖고 매각 주관사에 문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매물의 가치를 평가할 만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UBS를 통해 배포된 투자설명서(IM)에 화물사업부의 손익은 물론 자산·부채 정보도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고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적극적으로 매각 사업부에 대한 정보 등을 공개해야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월 전에 매수 최종후보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인수자가 선정되면 유럽연합(EU) 경쟁 당국 승인을 거쳐 분리 매각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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