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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벚꽃, 4월2일 개화”…따뜻한 겨울에 빨라진 봄꽃 시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4월 19일 강원 강릉시 초당동 고택에 분홍색 겹벚꽃이 활짝 펴 시민과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19일 강원 강릉시 초당동 고택에 분홍색 겹벚꽃이 활짝 펴 시민과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벚꽃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3~6일 빨라진다는 예상이 나왔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는 올해 벚꽃이 3월 21일 제주에서 개화하기 시작해 남부 지방 3월 25~29일, 중부 지방은 3월 30일~4월 5일에 개화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서울은 4월 2일 개화해 평년(4월 8일) 개화일보다 6일 빠르게 필 전망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케이웨더는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을 그 이유로 들었다. 서울의 경우 지난 12월 평균 기온은 1.1도로 평년(0.2도)보다 0.9도 높았고, 1월에도 -0.5도로 평년(-1.9도) 대비 1.4도 따뜻했다. 2월 들어서는 평년과의 편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평균 기온은 4.1도로 관측됐는데, 이는 평년 기온(-0.3도)보다 4.4도나 높다.

다음달 역시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80%라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케이웨더 측은 “벚꽃 개화는 2월과 3월 기온에 영향을 받는다”면서도 “개화 직전의 기온 변화에 따라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예상보다 빨리 개화…벚꽃 없는 벚꽃 축제도

제17회 봄꽃축제가 개막한 지난해 4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시민들이 벚꽃길을 걷는 모습. 뉴스1

제17회 봄꽃축제가 개막한 지난해 4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시민들이 벚꽃길을 걷는 모습. 뉴스1

봄꽃 축제를 계획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는 대개 2월 말에 내놓는 케이웨더의 벚꽃 개화 전망을 참고해 3월 초순에 축제 일정을 정하고 계획을 세운다.

문제는 벚꽃이 예측보다 일주일 이상 빨리 피는 경우다. 지난해도 케이웨더는 벚꽃 개화 시기를 평년보다 4~7일 빠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벚꽃은 그보다 더 이른 시기에 폈다.

20일 광주 북구 운암동 중외공원에서 꽃망울을 터뜨린 홍매화 곁으로 우산 쓴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광주 북구 운암동 중외공원에서 꽃망울을 터뜨린 홍매화 곁으로 우산 쓴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부 지방의 경우 7~16일 빠르게 펴 지자체들이 급하게 꽃 구경 명소에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정작 축제 기간에는 벚꽃이 져버려 구경 거리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여의도 봄꽃 축제를 계획하는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벚꽃이 빨리 피었기 때문에, 그걸 고려해 3월 말부터 봄꽃 축제를 시작할 계획을 잠정적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최근 몇 년 새 예측보다 벚꽃이 빠르게 피는 추세가 생겼고 올해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봄꽃은 기온이 천천히 오르는 경우보다 기온 변동폭이 클 때, 즉 추웠다가 갑자기 따뜻해질 때 더 빠르게 핀다”고 말했다.

남부 지역은 매화 만발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올해 매화가 제주에서 32일 빠르게 개화(지난 1월 15일)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난 겨울은 평균 기온도 높았지만 추울 때와 따뜻할 때의 기온 차가 컸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12월 낮 최고 기온이 10도 이상인 날이 21일을 기록했고, 최저 기온과의 차가 최대 17도로 매우 컸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매화는 남부 지역인 전주·포항·울산·창원·광주·부산·여수·흑산도에서 만발하고 서울·수원·대전에서 발아한 상태다. 서울에서 발아한 날(지난 17일)은 평년보다 20일 빠르다.

정 교수는 “개화는 벌의 수분 매개, 작황과 관련이 있어 지난해 과일 재배가 어려웠듯이 올해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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