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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불가리아 대형 원전 수주 유력…K-원전 해외수주 청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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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위치도. 사진 현대건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위치도. 사진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불가리아 대형 원자력발전소 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Kozloduy) 원전 신규 건설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를 단독으로 통과해 불가리아 의회 승인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바카라 원전 이후 15년만 해외시장 진출 재개

코즐로두이 원전 신규 공사는 불가리아 수도인 소피아에서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급 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최종 계약자 선정은 발주처인 불가리아 원자력공사(KNPP NB)와 협상을 완료한 4월이 될 전망이다. 총 사업비만 약 140억 달러(약 18조7000억원) 규모로, 현대건설의 수주 규모도 협상 완료 후 결정된다.

코즐로두이 원전은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로,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한다. 1~4호기는 노후화 문제로 폐쇄됐고, 현재는 5‧6호기가 운영 중이다. 이번에 신규 건설이 확정된 7‧8호기는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으로 2035년 가동이 목표다.

이번 입찰에는 벡텔(Bechtel), 플루어(Fluor) 등 유수의 기업이 참여했지만 현대건설만 까다로운 사전요건을 모두 충족했고, 단독으로 의회 승인을 받았다고 현대건설 측은 설명했다. 정부가 원자력 산업 복원 방침을 결정하고, 지속적인 K-원전 지원책을 편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불가리아 원전 수주는 현대건설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해외시장 진출을 재개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앞서 지난해엔 국내에서 발주가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원전 주설비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그동안 탈원전 정책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원전 일감 확보는 국내 원전 기업에 동반 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공급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원전산업 전반의 고용 창출과 생산 유발 등 경제적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전 세계적인 원전 확대 흐름 속에서 국내 원전의 해외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당장 이르면 6월에는 체코 원전 수주전 결과가 나온다. 최근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수주전에서 자격 미달로 탈락하면서, 사실상 한국과 프랑스의 2파전으로 재편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유럽 시장은 그린 택소노미에 이어 탄소중립산업법(NZIA)까지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대규모 원전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팀코리아 참여 등 더 많은 수주 낭보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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