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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1차 추돌서 정신 잃어"…남양주 역주행 사망 사고 반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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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사진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지난달 경기 남양주시에서 발생한 '남양주 역주행 사망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의 역주행이 아닌 사고 직전 발생한 추돌 사고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1일 오전 8시쯤 남양주시 진건읍의 편도 4차로에서 승용차가 역주행하면서 정상 주행하던 승합차와 덤프트럭 등 차량 4대와 잇달아 충돌했다.

이 사고로 역주행 차량의 운전자인 60대 여성 A씨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 차량과 충돌한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 등 6명은 부상했다.

당초 이 사고는 A씨의 역주행으로 비롯된 사고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 차량 운전자들의 진술과 사고 현장에 높은 중앙분리대가 있는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사고 지점에서 최소 1km 이상 떨어진 곳부터 역주행한 것으로 봤다. 다만 A씨가 숨졌기 때문에 역주행한 경위 등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고 당시 상황을 종합해본 결과 역주행 사고 발생 직전 A씨의 차량과 화물차의 1차 추돌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연쇄 충돌 사고 지점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2차로를 달리던 윙바디 트럭이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다 4차로에서 3차로로 이동하는 A씨의 차량과 부딪혔다.

이후 A씨의 차량은 중심을 잃고 회전하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A씨 차량은 높은 중앙분리대로 인해 반대 차선으로 넘어가지 않았으나 주행 방향이 반대로 바뀌면서 수백 미터를 역주행하게 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가 의식을 잃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와 블랙박스를 지방청과 국과수에 의뢰했고 현재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3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인 '한문철 TV'에 소개되기도 했다. 당시 공개된 사고 목격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A씨 차량이 역주행으로 빠르게 달려오면서 덤프트럭 등을 들이받는 장면이 담겼다.

이 영상에는 A씨의 아들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엄마 차량이 동시 차선 변경 중 다른 차량이 후미를 충돌해서 엄마가 정신을 잃고 역주행한 거라고 한다. 엄마 차량 블랙박스 확보해서 한문철 변호사님께 다시 조언 받을 수 있도록 부탁드리고 싶다. 제발 도와달라"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경찰은 1차 사고를 낸 화물차 운전자 40대 남성 B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두 사고 간의 인과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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