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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경영’ 효성, 조현준·조현상 독립 체제로…계열 분리 전망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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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 연합뉴스

형제 공동 경영 체제였던 효성그룹이 지주사를 신설하며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각자 독립 경영하는 체제로 전환한다. 재계는 조만간 계열 분리 절차도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효성그룹 지주사인 ㈜효성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효성첨단소재·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효성홀딩스USA·효성토요타·비나물류법인(베트남)·광주일보 6개사에 대한 출자부문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신설 지주사는 효성가(家)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맡는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중공업·효성화학·효성ITX·효성TNS·FMK 등이 남는 ㈜효성은 장남 조현준 회장이 이끈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효성이 0.82%, 효성신설지주가 0.18%다. 분할 시 존속법인 효성의 매출 규모는 약 1조8000억원, 신설지주회사의 매출은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조 부회장과 함께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이 신설 지주사의 사내이사 겸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다. 신덕수 효성 전무도 사내이사로 합류한다. 사외이사에는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 이상엽 카이스트 부총장, 김진수 툴젠 고문을 내정했다.

왼쪽부터 조현상 부회장,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사진 효성

왼쪽부터 조현상 부회장,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사진 효성

효성이 형제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한 것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2018년이다. 공동 경영 체제이긴 했지만 형제의 주력 부문은 이미 분리돼 있었다. 조현준 회장은 섬유·건설·중공업을 책임졌고, 조현상 부회장은 첨단소재를 맡았다. 당시 형제간 경영 갈등의 소지를 없애면서 각자 경영능력을 판단해보려는 부친 조석래 명예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소유지분 차이를 통해 형제간 사업 영역은 사실상 나뉘어 있었다. 이제는 명확하게 계열사를 나눠도 될 시점이라고 조석래 회장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후 두 형제가 보유한 각 지주사 지분 정리를 통해 계열 분리와 경영권 완전 독립에 나설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현재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 지분을 각자 21% 보유하고 있다. 형제가 비슷한 지분을 보유한 경우 승계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 지주사 신설로 경영권 분쟁 소지가 없어졌다고 재계는 평가한다. 효성이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분할 안건을 승인하면 7월 1일부터 두 개 지주사로 체제가 재편된다.

고(故) 조홍제 창업주가 설립한 효성그룹은 2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도 계열 분리를 거쳤다. 1980년 그룹 계열 분리로 기존 효성은 첫째 아들인 조석래 회장이 이어받았고, 한국타이어는 조양래 회장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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