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승만기념관을 송현광장에 짓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23일 열린 322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 질문에서 최재란 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이승만기념관이 건립돼야 한다고 보느냐?”고 묻자 오 시장은 “영화 '건국전쟁'을 계기로 이승만기념관 장소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오세훈 시장, 시의회 시정질문서 답변
오 시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 건국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개봉 3주 만에 관람객 80만 명을 돌파한 상황도 ‘시민적 공감대 형성’의 과정이라고 했다. 그는 “건국전쟁 등이 상영되는 것이 일종의 공론화와 공감대 형성의 과정”이라며 “이제는 입지가 어디가 바람직한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에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승만기념관 관련, 원로배우 신영균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은 지난해 7월 강동구 소재 사유지 약 1만3223㎡(4000평)를 이승만기념관 부지로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중앙일보에 밝힌 적이 있다.
이 제안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하나의 선택지인 건 분명하다”면서도 해당 부지가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문제로 지적했다. 오 시장은 “기증지는 강동구 외진 곳이라 대중교통이 닿기 힘들어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현동은 교통이 매우 편리한 곳”이라고 말했다.
“송현광장, 다른 후보지보다 교통 편리”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54년 ‘대처승(帶妻僧)은 친일 승려이니 사찰 소유권을 포기하고 절 밖으로 물러가라’는 내용의 유시(諭示·관청의 문서)를 발표했다. 대처승은 결혼하여 아내와 가정을 둔 남자 승려를 일컫는 말이다.
이승만기념관 건립과 관련한 불교계 반발에 대해서 오 시장은 “송현동 입지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불교계와 협의도 하고 설득도 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오 시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영화 ‘건국전쟁’ 소감을 남겼다. ‘지난 60년 이상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선 공(功)은 애써 무시하고 철저하게 과(過)만 부각해왔던 편견의 시대였다. 이제라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초대 대통령의 공과를 담아낼 수 있는 기념관 건립이 꼭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에 기념관 건립 기금 400만원을 기부했다.
이승만기념관 건립 기금은 1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만대통령 기념재단에 따르면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위해 작년 9월부터 범국민 모금 운동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근 국민 6만2000여 명이 참여, 후원금 총액 103억원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