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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열풍 타고 식탁에 오른 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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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전통문화가 유행인 시대다. 할머니 입맛이나 레트로한 코드에 공감하는 ‘할매니얼’ 트렌드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가 하면 박물관 유물로 생각했던 반가사유상과 백제금동대향로는 소장하고 싶은 미니어처 굿즈가 되어 유행 반열에 합류했다. 유행에 밝다는 의미의 ‘힙(hip)’과 전통을 의미하는 ‘트레디션(tradition)’이 합쳐진 ‘힙트레디션’이라는 트렌드와 함께 전통문화의 유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전통문화 트렌드를 담은 디저트와 테이블웨어로 주목받고 있는 네 기업을 소개한다. 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이 2020년부터 전통문화 분야의 유망한 청년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오늘전통창업’ 사업의 우수 창업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 전통 K-디저트의 변화, ‘더바른떡’

(좌) ‘더바른떡’의 책 컨셉 패키지와 주요 떡 제품들 (우) ‘더바른떡’의 신제품 ‘크림 찹쌀떡’ (사진 제공=더바른컴퍼니)

(좌) ‘더바른떡’의 책 컨셉 패키지와 주요 떡 제품들 (우) ‘더바른떡’의 신제품 ‘크림 찹쌀떡’ (사진 제공=더바른컴퍼니)

K-디저트 시장에 건강한 떡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가 있다. ‘더바른컴퍼니’의 전명준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전 대표는 ‘더 바르게 만든 떡’이라는 의미를 담은 ‘더바른떡’ 브랜드로 대한민국 전통 디저트 떡을 방부제와 유화제 없이 100% 국산 쌀을 사용해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2022년 창업하여 지난해 ‘오늘전통창업’ 4기로 선정되었고 불과 창업 2년 차에 연 매출 8억 5천만 원을 달성하며 K-디저트 시장을 이끌고 있다.

‘더바른떡’은 지난해 7월 롯데백화점 강남점에서 단 5일간 열린 팝업스토어에서 준비한 불량을 모두 소진했고 미국으로 수출된 총 1.3톤 분량의 떡은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카스테라 호박인절미, 흑임자 찹쌀떡, 고구마앙꼬절편 등 전 제품을 ‘쿠팡 새벽 배송 로켓프레시’에 입점 계약하고, 11월에는 공영홈쇼핑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입점하는 등 유통망 확보에도 박차를 가했다. 또한 국내 유일무이한 책 컨셉의 패키징을 떡에 도입해 특허 디자인을 등록하는가 하면 여름철을 겨냥한 아이스크림 찹쌀떡인 ‘크림찹쌀떡’을 새로 개발하며 ‘패키지가 예쁜 퓨전 떡’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패키지가 독특하고 유통·판매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 우수 아이디어 혁신기업 1등 제품으로 선정되었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과 ‘2023 오늘전통창업 창업기획자 대표상’을 받기도 했다.

‘더바른컴퍼니’의 전명준 대표는 “대한민국 1등 떡 브랜드를 목표로 끊임없이 달려가겠다.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떡 브랜드이자 전 세계가 인정하는 떡 브랜드가 되겠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통 사물을 새롭게, ‘김별희’

전통 소반을 모티브로 한 ‘김별희’의 테이블웨어. (좌) 왼쪽부터 티워머 2종, 호족반 2종, 12각 공고상 형태의 백자 도자기 소반 (우) 왼쪽부터 흑유 호족반, 주전자, 잔, 꽃 숙우 (사진 제공=김별희)

전통 소반을 모티브로 한 ‘김별희’의 테이블웨어. (좌) 왼쪽부터 티워머 2종, 호족반 2종, 12각 공고상 형태의 백자 도자기 소반 (우) 왼쪽부터 흑유 호족반, 주전자, 잔, 꽃 숙우 (사진 제공=김별희)

K-디저트의 인기와 함께 전통을 담은 테이블웨어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브랜드 이름이자 대표 이름이기도 한 ‘김별희’는 현대 생활 속에서 쓰임새를 잃어가고 있는 소반과 차 도구를 도자기로 재해석한다. 실제 소반을 모티브로 크기를 축소해 가볍고 내구성 좋은 1~2인용의 차·디저트 식기를 만들어 MZ세대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김별희’는 지난해 〈서울리빙디자인페어〉와 〈홈테이블데코페어〉에 참가하는가 하면 티 브랜드 오설록 온라인샵에 입점하고, ‘김별희’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 오픈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이 60% 증가했다.

조선시대 전통 소반에서 볼 수 있는 원반 형태의 소반을 본떠 상판과 몸통이 분리되는 합으로 재해석한 ‘김별희’의 〈꽃 합 시리즈〉는 문체부와 공진원이 선정하는 ‘2023년 우수문화상품 공예 분야’에 지정되었고 ‘김별희’는 ‘2023 오늘전통창업 시상식’에서 창업기획자 대표상을 수상했다.

김별희 대표는 ‘오늘전통창업’ 참여 소감에 대해 “제품 제작과 판매·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부터 금전적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신제품 개발과 제품군 확대로 시장 반응을 살피고 상품을 보완해 나갈 수 있었다.”며 “‘오늘전통창업’은 필요한 분야에 관한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창업기획자의 지원과 교육을 통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고 전했다.

박물관에서 나온 전통, ‘왠지WEDNSY’

 (좌) 문화재청의 덕수궁 돈덕전 재건기념 VIP 선물로 제작한 ‘왠지’의 시온 유리잔 (우) 공간에 빛과 소리를 더하는 ‘해자비 풍경’ (사진 제공= ㈜왠지WEDNSY)

(좌) 문화재청의 덕수궁 돈덕전 재건기념 VIP 선물로 제작한 ‘왠지’의 시온 유리잔 (우) 공간에 빛과 소리를 더하는 ‘해자비 풍경’ (사진 제공= ㈜왠지WEDNSY)

우리 문화유산을 박물관에 박제한 채 두지 않고 현대적인 전통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기업이 있다. 황수정 대표가 창업한 ‘㈜왠지’다.

차가운 온도에서 색이 변하는 시온 유리잔은 청자·백자·분청사기에 영감을 얻어 〈꽃과자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탄생했고 ‘왠지’의 대표상품으로 2021년 출시 첫해 단독 상품 매출 1억 3천만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인이 갖고 싶고, 외국인에게 소개하고 싶은 한국의 기념품과 한국적인 것에 대한 목마름으로 시작한 사업은 이제 국내 온오프라인 2023년 22곳으로 확장되었고, 해외에서는 아시아권과 미주, 유럽권으로 수출하며 ‘왠지’를 알리고 있다.

또한 지난해 〈언유주얼굿즈페어 2023〉과 〈2023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박람회〉에 참가하는가 하면,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의 시온 유리잔 제작, 문화재청의 덕수궁 돈덕전 재건기념 VIP 선물 제작을 하는 등 성과를 이뤘다. ‘독립지사 훈장배지 시리즈’와 일상에 빛과 소리를 더하는 ‘해자비 풍경 시리즈’, 로컬을 담은 ‘제주 키링’ 등을 필두로 테이블웨어를 넘어 ‘왠지’만의 생활소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2023 오늘전통창업’에서 공진원 원장상을 수상한 ‘㈜왠지’의 황수정 대표는 ‘오늘전통창업’ 참여 소감에 대해 “창업기획자에게 자문하고 지원사업 네트워킹으로 알게 된 창업기업들과 유익한 도움을 주고받았다. ‘오늘전통창업’으로 꿈을 현실화하는 발판으로 삼으시길 적극적으로 추천한다.”고 말했으며, “우리의 자연 문화유산, 독도, 대한제국 이후의 역사까지도 알리고 보호하는 목적을 달성할 다양한 방법을 지속해서 모색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한국 전통 미감의 테이블웨어, ‘피아즈’

(좌) 아기자기 미니소반 시리즈와 (우) 지승 옻칠 시리즈 (사진 제공=㈜피아즈)

(좌) 아기자기 미니소반 시리즈와 (우) 지승 옻칠 시리즈 (사진 제공=㈜피아즈)

‘㈜피아즈’는 2019년 전보경 대표가 창업한 디자인 스튜디오다. 브랜드 ‘피아즈PIAZ’는 ‘Project A to Z’의 약자로 디자인과 제작의 다양함을 추구하며 한국 전통 미감을 살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테이블웨어와 생활용품, 가구 등을 선보이고 있다.

나무에 어울리는 색실을 감아 누비의 포근한 느낌이 들게 하는 한국 전통 미감의 테이블웨어인 ‘아기자기 미니소반 시리즈’가 대표작이며 한지 빔지(지승의 순 우리말로 종이를 비벼서 꼬아 만든 끈)와 전통 옻칠을 사용한 ‘지승 옻칠 시리즈’, ‘닥줄기 옻칠 시리즈’로 프리미엄 공예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신제품 약 40종을 개발하며 전년 대비 매출이 146% 증가했고 2억 5천만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기존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공예관 등에 이어 리움스토어, 챕터원, SSF르베이지, 29CM에 신규 입점해 유통망을 확장했다. 그리고 ‘2023 KCDF 윈도우 기획전 〈행복의사물들(Happy New Craft〉’, ‘2023 윤현상재 SPACE B-E 유통기한 프로젝트 EXP: 8Seasons’ 등 지난해에만 무려 11건의 국내 전시에 참여해 ‘피아즈’를 알렸다.

2020년 이후 〈DDP 디자인 페어〉에 참여해 지난해까지 매해 우수팀으로 선정되었으며, ‘아기자기 미니 소반’으로 ‘2023 우수공예품 지정제도’에 선정되는 데 이어 ‘2023 오늘전통창업 시상식’에서 창업기획자 대표상을 받았다.

‘㈜피아즈’의 전보경 대표는 “다양한 제품 개발과 라인 확장을 통해 독자적인 브랜드 입지를 넓혀 공예 디자인 스튜디오, 프리미엄 한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말하며, “‘오늘전통창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데 피아즈의 발전 가능성을 봐주셔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전했다.

한편, 오늘전통창업은 문체부와 공진원이 2020년부터 전통문화 분야의 유망한 청년 초기창업기업(만 39세 이하, 창업 3년 미만)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지원사업이다. 본 사업에 선정된 기업은 최대 3년간 평균 1억 원의 사업화 자금과 창업기획자를 통한 창업 전문 보육,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창업 후 3년 초과 7년 이하 도약기 기업까지 지원을 확대한다. ‘오늘전통창업’ 초기창업기업과 도약기 창업기업은 오는 3월 공진원 누리집을 통해 모집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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