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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시리아-튀르키예 대지진 이재민 지원사업 신속히 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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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1년간 일상회복 총력 지원
긴급구호부터 재건복구까지 도와
이재민 1만 가구에 E-바우처 지급
올해 소득증대 사업 등 진행 계획

월드비전이 시리아-튀르키예 대지진 이재민들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올해 1월 월드비전 가지안테프주 지진피해 최취약가구 대상 E-바우처 지원사업의 참여자들이 주요 그룹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월드비전]

월드비전이 시리아-튀르키예 대지진 이재민들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올해 1월 월드비전 가지안테프주 지진피해 최취약가구 대상 E-바우처 지원사업의 참여자들이 주요 그룹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월드비전]

월드비전 E-바우처 사업 참여자가 슈퍼마켓에서 자녀와 장을 보고 있다. 오

월드비전 E-바우처 사업 참여자가 슈퍼마켓에서 자녀와 장을 보고 있다. 오

월드비전 가지안테프주 지진피해 최취약가구 대상 E-바우처 사업 참여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월드비전 가지안테프주 지진피해 최취약가구 대상 E-바우처 사업 참여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지난해 2월 6일, 시리아와 튀르키예를 강타한 강도 7.8의 대지진으로 전례 없는 사상자가 발생했고 현지 주민들의 삶은 송두리째 날아갔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은 재난 발생 당일부터 시리아 북서부와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 긴급구호를 시작했고, 지금도 재건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아이티, 인도네시아, 네팔 대지진 등 74년간 쌓아온 자연재난 대응 전문성을 바탕으로 긴급구호부터 재건복구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지원사업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대지진 발생 이전부터 시리아 난민 지원 사업을 13년간 진행해 온 만큼 지역 공동체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지역 정부와의 안정적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한층 긴밀하고 신속한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파트너로 선정

월드비전은 이러한 전문성과 네트워크 덕분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파트너로 선정돼 지난해 6월부터 E-바우처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월드비전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력해 지진 진앙지인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주에서 이재민 약 1만 가구를 대상으로 미화 366만 달러(한화 약 46억5000만원) 규모의 E-바우처(슈퍼마켓 상품권)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지진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은 재난 발생 전부터 경제적 취약성이 높았으며, 이 가운데 가지안테프주는 이스탄불 다음으로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던 탓에 이재민들이 겪는 생계난은 더욱 심각했다. 이에 튀르키예 정부는 국제사회에 현금 및 바우처 지원을 권장했다. 다행히 가지안테프주 내 슈퍼마켓의 복구가 빨리 이뤄져 5인 가구 기준 두 달 치 식량과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8600터키 리라(미화 297달러) 상당의 슈퍼마켓 상품권을 1만 가구에 지원했다.

네 자녀를 둔 모함메드 씨(가명·34)는 “분쟁 여파는 물론 지속된 식량난으로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어린 자녀들에게 이유식조차 먹일 수 없어 튀르키예 남부로 피란을 왔지만, 대지진으로 집까지 산산이 부서져 1년째 임시 텐트촌에서 여름 무더위와 겨울 추위를 견디며 살고 있다”며 “가장 절망스러운 때 우리 가족에게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월드비전으로부터 E-바우처를 지원받아 아이들에게 먹일 우유와 필요한 식량을 직접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월드비전과 한국의 후원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월드비전은 재난의 규모에 반해 한정된 자원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니만큼 가장 취약한 이재민을 선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튀르키예 현지 파트너 기관인 오렌지와 함께 이재민 중 한부모 가정, 거주 환경 취약성, 보호 지원 필요 가구 등 가장 취약한 이재민 1만 가구를 선발해 지원했다.

응답자 63% “E-바우처로 생필품 등 충족”

E-바우처 배분 이후 370가구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튀르키예인과 시리아 난민 비율은 각각 약 58%, 42%로 집계됐다. 특히 조사 참여 가구 중 16.7%는 장애인 가구원이 있는 최취약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E-바우처 수혜 가구의 구매 우선순위는 식품, 위생용품, 주방용품 순이었고, 응답자 중 63%는 ‘E-바우처 지원이 기본적인 식량과 생필품의 필요를 충족했다’고 답했다.

주요 그룹 토론 참여자들은 슈퍼마켓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 지원돼 가정에서 당장 필요한 식량과 생필품 구매로 바로 사용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슈퍼마켓에 방문해 그동안 사주지 못했던 간식들을 아이들 스스로 고를 수 있게 해서 기뻤다며 사업 참여 경험을 나눴다. 특히 딸의 생일에 바우처로 케이크를 구매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는 의견과 잠시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다는 의견을 통해 이재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부분이 도움됐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시리아-튀르키예 대지진 특별모금 사업을 담당한 월드비전 국제구호취약지역사업팀 허지혜 과장은 “대한민국 대중의 관심과 응원을 통해 튀르키예 이재민과 튀르키예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기본적인 식량과 생필품을 지원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특히 가족 구성원의 필요에 따라 직접 의사 결정할 수 있도록 E-바우처를 지원해 더욱 의미 있었고, 덕분에 이재민들이 자아존중감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190만 명의 이재민과 아동 도와

한편 월드비전은 지난 1년간 약 190만 명의 이재민과 아동들을 돕기 위해 정부, 국제기구와 협력해 다양한 형태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월드비전은 2024년에도 튀르키예 지진피해취약계층 대상 소득증대 사업과 시리아 북서부 지진피해 아동 및 여성 보건 영양 사업으로 총 550만 달러(한화 약 70억원)의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이재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간 세계 곳곳의 다양한 이슈로 대지진이 잊히고 있는데 이재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월드비전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모든 이재민이 일상을 되찾을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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