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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만 친환경 배송? 리어카까지 동원한 이색 그린 배송 [비크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B.애쓰지(ESG)

저 회사는 정의로울까? 과거 기업의 평가 기준은 숫자였습니다. 요즘은 환경(Environmental)에 대한 책임, 사회(Social)적 영향,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 등 이른바 ‘ESG 관점’에서 기업을 판단합니다. 비크닉은 성장과 생존을 위해 ESG에 애쓰는 기업과 브랜드를 조명합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은 잠시 잊어주세요. 착한 일은 널리 알리는 게 미덕인 시대니까요.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선 친환경 배송 시스템 구축이 화두다. 물류 이동량이 증가하고 배송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특히 도심에서 이뤄지는 라스트 마일(last mile·마지막 단계) 배송에 친환경 수단을 도입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추세다.

이케아는 독일과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 전기 자전거를 이용해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장 방문 고객에게 전기 자전거용 트레일러를 대여해 주기도 한다. 사진 이케아

이케아는 독일과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 전기 자전거를 이용해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장 방문 고객에게 전기 자전거용 트레일러를 대여해 주기도 한다. 사진 이케아

전기 트럭 배송으로 온실 가스 줄인다

친환경 배송으로 주목받는 수단은 단연 전기차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은 지난해 8월 충북 청주에 전기차 통합 배송센터를 건립했다. 시작부터 친환경 배송을 고려해 설계된 배송 센터로 내부에 전기화물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다. 쿠팡은 지난 2021년 제주 3캠프를 시작으로 현재 수도권·부산 등 전국 5개 지역에 전기차 통합 배송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 부산2캠프에 설치된 천장형 전기 충전기, 전기 쿠팡카 충전을 위해 제작됐다. 사진 쿠팡

쿠팡 부산2캠프에 설치된 천장형 전기 충전기, 전기 쿠팡카 충전을 위해 제작됐다. 사진 쿠팡

이에 맞춰 배송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노력도 한창이다. 제주 3캠프의 경우 전체 배송 차량의 50%가 전기 쿠팡카로 운영된다. 쿠팡에 따르면 전기 화물차(쿠팡카)의 경우 연료 주유나 요소수 충전이 필요 없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배기가스가 없고 소음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전기차 통합 배송 센터에는 전용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하루 1~2시간만 충전하면 하루 배송이 가능하다.

식품 업체 풀무원은 현재 물류 현장에 11t 대형 수소 전기트럭 2대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기존 디젤 트럭과 비슷한 성능이지만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운영하기 때문에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에 따르면 수소 전기트럭 2대 도입으로 연간 163t의 온실 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풀무원은 물류 현장에 11t 대형 수소 전기트럭을 도입했다. 사진 풀무원

풀무원은 물류 현장에 11t 대형 수소 전기트럭을 도입했다. 사진 풀무원

해외선 보트·툭툭도 가세

가구 업체 이케아는 지난 2021년 초 라스트 마일 배송에 전기트럭을 도입,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내 전체 배송 차량의 47%를 교체했다. 이케아 리테일 운영사 잉카그룹은 2025년까지 전 세계 배송 서비스를 전기차 등 100% 무공해 배송 수단으로 전환,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해외에서 이케아는 전기차 외에도 다양한 친환경 배송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수도 파리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센 강을 도심 진입 운송 경로로 쓰는 보트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제품을 실은 컨테이너를 파리 도심까지 보트로 운반한 후 전기차에 옮겨 고객에게 최종 전달하는 방식이다. 보트 배송은 도로 배송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5배 줄일 수 있다.

이케아는 프랑스 파리에서 센 강을 운송 경로로 활용하는 보트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 이케아

이케아는 프랑스 파리에서 센 강을 운송 경로로 활용하는 보트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 이케아

이 밖에 이케아 호주는 지난해 5월 전기 삼륜차 툭툭 두 대를 배송 수단으로 시범 운행하기도 했다. 9kWh의 배터리가 장착된 두 대의 전기 툭툭은 이케아 호주 템피(Tempe)점 반경 10Km 내 시드니 교외 지역을 자유롭게 누비며 도시 운동 수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케아 호주는 도심 교통 혼잡으로부터 자유로운 전기 툭툭을 시범 운행했다. 사진 이케아

이케아 호주는 도심 교통 혼잡으로부터 자유로운 전기 툭툭을 시범 운행했다. 사진 이케아

자전거로 지속 가능한 배달

툭툭이나 소형 전기차, 자전거처럼 도심의 지속 가능한 배달을 위한 이색 운송 수단은 해외에서 확산 중이다. 아마존 재팬은 지난해 10월 전기 자전거에 리어카를 부착해 상품 배달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내 24 도도부현에서 수백대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 리어카는 배송 거점인 딜리버리 스테이션(DS)에서 고객에게 배달되는 라스트 마일 지점에서 보다 빠르고 세밀한 배송을 가능하게 한다. 아마존 재팬은 전기 리어카 배송은 특히 도로가 좁고 과밀한 지역에서 보다 신속하게 배달할 수 있으며,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도 배달 업무를 할 수 있고,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재팬은 리어카가 장착된 전기 자전거를 라스트 마일 배송에 활용하고 있다. 사진 아마존 재팬 홈페이지

아마존 재팬은 리어카가 장착된 전기 자전거를 라스트 마일 배송에 활용하고 있다. 사진 아마존 재팬 홈페이지

최근 이런 화물용 전기 자전거는 도심 내 근거리 운송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글로벌 물류 업체도 화물용 전기 자전거를 적극 도입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화물용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1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라스트 마일 배송의 경우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단계로 기업들의 친환경 노력이 가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탄소 배출이 적으면서도 운송 효과가 좋은 전기·수소 트럭과 같은 친환경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사례가 많은데, 공감대 형성이 충분한 만큼 친환경 물류 운반에 필요한 환경 고도화 및 인프라 구축이 선행된다면 더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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