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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먹거리 부담 31년만에 최고...Fed “금리 빨리 내리면 위험”

중앙일보

입력

미국 워싱턴의 한 식료품 가게. EPA=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의 한 식료품 가게. EPA=연합뉴스

미국인들이 먹을거리에 쓰는 비용 부담이 30여년 만에 가장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가 둔화 추세이지만 식료품과 외식 비용이 크게 오른 후 잘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끈적한(sticky)한 물가에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6월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2022년 미국 소비자가 식비로 쓴 비용이 가처분 소득의 11.3%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1년(11.4%)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2~3년 새 식료품ㆍ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 또한 같은 기간 1.2% 올랐다.

기업과 외식업체들은 직원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이 모두 상승해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쿠키 ‘오레오’로 유명한 몬델레즈는 코코아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 관련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지난달 밝혔다. 토마토 케첩으로 유명한 크래프트 하인즈도 토마토ㆍ설탕 가격 인상으로 케첩 제조원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인건비 인상은 외식 물가를 부추긴다. 미 캘리포니아주는 오는 4월부터 주요 패스트푸드 업계 종사자의 최저시급을 16달러에서 20달러로 25% 인상하기로 했다. 그러자 맥도널드ㆍ치폴레 등 대형 외식업체들이 메뉴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끈적한 물가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하를 서둘러선 안 된다는 신중한 입장을 강조해왔다. 이날 공개된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Fed 위원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향해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의사록은 “대부분 참석자는 정책 기조를 너무 빨리 완화할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향후 경제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적시했다. 다만 언제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하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올해 6월 인하를 시작으로 총 4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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