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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3분의 2 '증원 반대' 휴학계 냈다...누적 1만 1778명

중앙일보

입력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 등 단체행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부속 건물 모습. 뉴스1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 등 단체행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부속 건물 모습. 뉴스1

전국 의대에서 동맹 휴학 등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교육부는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총 22개교에서 3025명이 휴학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21일) 신청자만 집계한 것이다. 19일 1133명, 20일 7620명 등을 합하면 누적 1만 1778명의 의대생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40개 의과대학 재학생 1만 8793명 중 62.7%에 해당한다. 신청자들의 휴학 요건 충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교육부는 입대 등 학칙으로 규정된 사유 외엔 휴학을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휴학 허가를 받은 학생은 5개교 10명에 불과했다. 군 입대 5명, 유급이나 미수료 4명, 개인사정 1명 등이다. 19일 이후 총 44명의 휴학이 승인됐다. 교육부는 “동맹휴학에 대한 허가는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업 거부 움직임에 학사일정 연기 검토

전국적으로 의대에서 동맹 휴학을 예고한 20일 오전, 수업이 예정돼 있던 대전 중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한 강의실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의대에서 동맹 휴학을 예고한 20일 오전, 수업이 예정돼 있던 대전 중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한 강의실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수업 거부도 잇달아 나오는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이 확인된 곳은 10개교로 파악됐으며 해당 학교에서는 학생 면담, 학생 설명 등을 통해 정상적 학사운영 노력을 지속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학명과 인원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현재 건양대, 충남대 의대 등에서 지난 19일 또는 20일부터 수업 거부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간 수업을 결석하면 출석 미달로 유급 처리될 우려가 있어 일부 의대는 학사일정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경희대, 가톨릭대, 동아대, 부산대, 조선대, 전남대 등이 개강 연기나 실습·강의 일정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수업 일수 3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F학점을 받으며 유급이 될 수 있지만, 아직까진 보충수업으로 구제받을 시간이 남아 있다. 수업거부일이 최대 2개월만 넘지 않으면 주말 강의 등을 통해 교육당국이 요구하는 수업일수를 맞출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수업거부 등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학칙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의대를 운영하는 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2020년 동맹휴학 및 국가고시 거부 때도 이탈 인원이 꽤 있었다. 이번에도 분위기에 휩쓸려 휴학하는 인원이 많아 보일 뿐, 이탈 인원이 꽤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 관계자들은 “의대의 교육방식이나 문화, 취업 등을 고려할 때 휴학 동참을 거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대에선 학년 단위 활동이 많고 시험에 참고할 ‘족보’도 학번 차원에서 관리된다. 졸업 후 동기·선배와의 관계가 줄곧 이어지는 점도 단체행동 불참을 망설이게 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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