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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70cm 눈폭탄...고립∙정전∙낙상∙교통사고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1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대관령 기슭의 한 마을에서 주민이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대관령 기슭의 한 마을에서 주민이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눈길 교통사고 24건, 34명 다쳐 
강원 산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70㎝ 가까운 폭설이 내리면서 곳곳에서 자동차 미끄러짐, 정전, 고립 등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21일 오후 10시27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고한읍행정복지센터 인근에서 SUV 차량 한 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21·여) 등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앞서 같은 날 오전 8시38분 화천군 사내면에서도 SUV 자동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1t 트럭과 추돌, 4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22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발생한 눈길 교통사고는 총 24건으로 34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누적 적설량은 향로봉 67.7㎝, 강릉 성산 63.6㎝, 조침령 59.4㎝, 삽당령 56.7㎝, 양양 오색 50.6㎝, 속초 설악동 49.3㎝, 강릉 왕산 47.4㎝, 대관령 43.9㎝, 동해 달방댐 38.2㎝, 삼척 도계 36.7㎝ 등이다.

22일 오전 1시 47분 강원 강릉시 구정면 제비리의 한 도로에서 높이 25m가량의 소나무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길을 막자 소방대원들이 이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 강릉소방서]

22일 오전 1시 47분 강원 강릉시 구정면 제비리의 한 도로에서 높이 25m가량의 소나무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길을 막자 소방대원들이 이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 강릉소방서]

소나무 부러지며 전선 덮쳐 마을 정전
이번에 내린 눈은 습기를 머금어 무거운 ‘습설(濕雪)’로 나무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전도되는 사례도 속출했다. 21일 오전 3시쯤 삼척 도계읍에서는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소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이 끊어졌다. 이에 주변 마을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2시간가량 불편을 겪어야 했다.

앞서 오전 1시47분에도 강릉시 구정면 제비리에서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1시간가량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밖에도 많은 눈이 내란 산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눈길 고립과 낙상 등 폭설로 인한 사고가 이어졌다.

특히 산간 마을은 습설에 지붕이나 시설물이 무너질까 봐 쉴 새 없이 눈을 치웠다. 폭설이 내린 대관령 기슭에 있는 강원 강릉시 성산면 한 마을 주민들은 삽과 넉가래를 이용해 온종일 지붕의 눈을 긁어 내렸다. 한 주민은 “쌓인 눈에 지붕이 무너질까 봐 계속 치워야 한다”며 “마당 눈을 치웠는데도 또다시 무릎까지 눈이 쌓였다”고 말했다.

폭설이 내린 지난 21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대관령 고갯길에서 제설차들이 바쁘게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폭설이 내린 지난 21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대관령 고갯길에서 제설차들이 바쁘게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동해안 항·포구 어선 2479척 피항 
이와 함께 오대산과 태백산은 출입이 전면 통제됐고 설악산·치악산은 일부 저지대를 제외한 탐방로 출입이 금지된 상황이다. 또 동해안 항·포구에는 어선 2479척이 피항했다.

기상청은 23일까지 강원 산지에 10∼30㎝, 동해안 5∼15㎝, 내륙 2∼7㎝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고,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운전 시 반드시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들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강원도는 20일 오후 6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운영 중이다. 현재 제설 장비 2200여대와 인력 2600여명, 제설제 1만4600여t을 투입해 제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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