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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냉동배아도 사람’ 판결에…난임병원 대혼란

중앙일보

입력

난임치료병원에 보관 중인 냉동 배아. AP=연합뉴스

난임치료병원에 보관 중인 냉동 배아. AP=연합뉴스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냉동 배아도 사람이라고 인정한 주(州)법원 판결이 나온 뒤로 체외 인공수정(IVF) 가능 여부를 두고 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지난 16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냉동 배아도 어린이이며 이를 폐기할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앨라배마주의 난임치료병원들은 난임 부부가 받는 IVF 시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앨라배마주에서 계속 사업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통상 IVF 시술은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수 난자를 채취해 인공 수정한다.

이렇게 만든 배아 여러 개 중 일부만 자궁에 이식하고 나머지는 첫 시도가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해 냉동 보관한다.

문제는 임신에 성공하고 남은 냉동 배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인데 앨라배마주 법원은 냉동 배아의 폐기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WP는 보도했다.

앨라배마주 최대 난임치료병원의 의사인 매미 매클레인은 “지금 앨라배마 판결대로라면 환자도 의사도 난임치료센터도 배아를 냉동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들이 앨라배마주에서 IVF 시술을 계속 제공하더라도 환자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써야 할 수 있다.

의사가 한 번에 여러 배아를 만들어 냉동 보존하면 IVF 시술이 실패해도 냉동 배아를 이용해 다시 시도할 수 있지만, 냉동 배아가 없으면 IVF 시술을 할 때마다 새로 난자를 채취해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1년 미국에서 9만7128명이 IVF를 통해 태어났으며 전국에 IVF 시술병원 453개가 있다.

낙태 반대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지지하고 나섰다.

낙태 반대단체 ‘라이브 액션’의 설립자 릴라 로즈는 “페트리 접시에서 아이들을 마음대로 만들고 다시 마음대로 파괴하는 실험에 사용하고 있다”면서 “인간을 얼음 속에 계속 둬서도, 파괴해서도 안 된다. 이것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WP는 이번 판결이 생식권을 둘러싼 논쟁에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낙태할 권리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또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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