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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주식 사서 1억6000만원 수익…내부자 거래?” 美서 첫 재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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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자사 내부정보를 토대로 경쟁사 주가 상승에 베팅해 수익을 올린 한 바이오제약업체 임원이 내부자 거래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오제약업체 메디베이션의 임원 매슈 파누워트가 자사의 인수·합병(M&A) 관련 내부정보로 경쟁사 인사이트의 옵션을 거래해 12만 달러(약 1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WSJ는 이번 사건이 자사 내부정보를 통해 경쟁사의 주가 상승에 투자한 것이라 ‘그림자 내부거래’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전했다.

SEC는 2016년 대형 제약업체 화이자가 메디베이션 인수를 추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파누워트가 자사 주가와 움직임이 연동된 경쟁사 인사이트의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옵션을 매수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화이자의 메디베이션 인수 발표 직후 인사이트의 주가는 8% 급등했다. 이로 인해 파누워트는 12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SEC는 메디베이션이 자사 내부정보를 보유한 직원의 타사 주식 보유를 금지하는 정책을 둔 점, 화이자 인수 추진 소식을 접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서 7분 지난 후 옵션을 매수했다는 점을 토대로 그의 행위가 내부자 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파누워트 측은 경쟁사 주식 거래로 내부자 거래 위반 재판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며, 파누워트가 어떠한 부정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내부자 거래의 범위를 타사 주식 거래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법률 전문가 사이에서도 논란이라고 WSJ은 전했다. 자사 내부정보를 가진 임원이 자사 주식이 아닌 경쟁사 주식을 거래해 이득을 올린 것까지 내부자 거래로 제재한 전례는 없기 때문이다.

SEC는 법원에 거래이익 12만 달러의 3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파누워트가 향후 상장사 임원 등 고위직을 맡을 수 없도록 취업제한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이번 재판에서 승소할 경우 SEC는 자사 내부정보를 활용해 타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그림자 내부거래’를 더 적극적으로 단속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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