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비롯한 K-푸드 수출이 지난해 12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기엔 농수산식품 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3년간 aT를 이끌어 온 김춘진 사장은 지난 21일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농수산식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해외 소비처를 계속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3년 간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김치를 전 세계에 알린 성과를 꼽았다. 그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고. 중국 일각의 이른바 ‘김치공정’에 맞서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김치의 날 확산에 총력을 다했다”며 “워싱턴 DC를 포함한 미국 12개 주·시와 브라질 상파울루시 등에서 김치의 날이 기념일로 제정되는 결실을 거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전 세계 최초의 온라인 농산물 도매시장도 큰 성과다. 김 사장은 “농수산식품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면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가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현재 5~7단계에서 3~4단계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형마트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등 글로벌 인기를 구가하는 ‘냉동김밥’의 성공에도 공사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공사는 ‘미래클 K-FOOD 프로젝트’를 통해 수출 유망 기업을 발굴·육성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냉동김밥 제조·수출 업체인 ‘복을만드는사람들’(복만사)이다. 김 사장은 “나라마다 위생 조건이 다르고 수출 장벽도 높기 때문에 공사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 K-푸드 열풍을 이끌 열쇠는 ‘해조류’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 수출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김 사장은 “제2, 제3의 냉동김밥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데, 미역·톳·다시마·감태 등 해조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특히 해조류엔 무수히 많은 무기염류가 있어 ‘지구인의 건강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능성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한국 농수산식품과 푸드테크를 활용한 창의적인 소비처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량안보를 위한 공사의 역할도 강조했다. 한국의 세계 식량안보지수는 2022년 기준 39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하위다. 김 사장은 “스마트팜 등 ICT 농업을 발전시켜 국내 자급률을 높이고, 해외 농산물로부터 우리 농산물을 어떻게 보호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식량·식품 종합 가공 시설인 ‘콤비나트’ 조성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