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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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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소비자)농산물 가격이 너무 비싸요.”

“(농업인) 평균 농업 소득이 연간 1000만원 정도로 살기 힘듭니다.”

농산물 유통 정책 담당자에게는 이 두 목소리는 두 마리 토끼이자 항상 직면하는 고민이다. 해답은 농산물 유통비용 절감에 있다. 타 산업 분야를 살펴보면 온라인 유통혁신으로 소비자는 더 싸게 사고, 중소규모 생산자는 더 비싸게 팔며 유통업자도 이익 실현이 가능한 혁신이 일어났다.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것이다. 하지만, 왠지 우리 농산물 유통은 아직 온라인 유통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왜일까? 이유는 ‘온라인 도매’의 부재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대부분 온라인 도매를 거친다.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는 것이 비용이 더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온라인 도매라는 개념이 농산물 유통 분야에는 자리 잡지 못했다.

다행히 정부에서 작년 11월 30일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을 오픈하였다. 농산물 유통의 고비용 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농산물 온라인 유통 생태계가 드디어 조성된 것이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 수 있을까?

첫째, 소비자는 더 싸게 사고 생산자는 더 비싸게 판매할 수 있다. 실제 거래 분석 결과 농가수취가격은 4.3% 올라갔고, 출하와 도매단계 비용이 9.9% 줄었다. 온라인 유통 특성상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은 더 줄어든다. 소비자 지불가격 대비 50%에 해당하는 현재의 유통비용이 앞으로 얼마나 줄어들지 기대된다. 둘째, 수도권 교통체증이 완화될 것이다. 산지→서울 가락시장→지역 업체 물류 창고→서울 소매업체로 서울로 두 번 왔다가는 패턴은 사라질 것이다. 산지에서 바로 업체 물류 창고로 가기에 가락시장 근처 교통체증이 완화될 것이다. 셋째, 지역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농산물 검수와 물류기지가 지역의 산지에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농산물 가격 급등과 급락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품이 산지에서 온라인으로 거래되기에 시장 수요에 대한 산지에서의 보다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대는 많지만 이제 시작일 뿐 갈길은 멀다. 타 유통업체 사례를 보았을 때 수조 원의 투자와 수많은 시행착오가 온라인 유통 정착의 필수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온라인도매시장이 한시라도 빨리 자리 잡아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농업인은 제값을 수취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보다 각별한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해본다.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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