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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개' 팝업 내더니 해외 뜬다…MZ 핫플의 성공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100만 구독 인기 유투브 캐릭터 '빵빵이' 1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뉴스1

지난해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100만 구독 인기 유투브 캐릭터 '빵빵이' 1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뉴스1

더현대 서울이 태국의 수도 방콕 시암에 진출한다. 현지 대표 리테일그룹과 손잡고 K콘텐트 매장의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이다. 화장품이나 식품 등 ‘제품’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 등 ‘K리테일’을 수출하는 사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일(현지시각) 태국 시암 피왓 그룹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시암 피왓 그룹은 1958년 설립된 태국의 대표 유통 기업으로 시암 파라곤, 시암 디스커버리 등 다수의 대형 쇼핑몰을 운영한다.

현대백화점은 시암 피왓 그룹이 운영하는 쇼핑몰에 ‘K콘텐트 전문관’을 열고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에 나선다. 전문관 규모는 3300㎡(약 1000평) 정도로 논의 중이다. 이 전문관에는 K푸드와 K팝·K웹툰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다양한 K콘텐트를 비롯해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가 입점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 팝업·쇼테일·셔플 전략 전수

현대백화점은 태국 리테일 그룹 '시암 피왓'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왼쪽)과 차다팁 추투라쿨 시암 피왓 그룹 총괄 CEO가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

현대백화점은 태국 리테일 그룹 '시암 피왓'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왼쪽)과 차다팁 추투라쿨 시암 피왓 그룹 총괄 CEO가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

시암 피왓 그룹은 더현대 서울의 성공 공식에 주목했다. 2021년 개장한 더현대 서울은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픈 2년 9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록이다. 지난해 기준 더현대 서울의 20~30대 매출 비중은 58%로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평균(28.1%)을 크게 웃돈다.

현대백화점은 팝업스토어 운영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팝업스토어는 더현대 서울의 대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유통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팝업스토어는 일반 매장보다 빠르게 돌아간다. 지난 3년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770여개로 이틀에 한 번 이상 새로운 매장이 열렸다.

이 밖에도 케이팝 아이돌 데뷔, 신곡 발표 행사 등을 여는 쇼테일(Show+Retail) 전략과 전기차 전시관 등 다른 산업과 경계를 허문 셔플(Shuffle) 전략을 전수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과 시암 피왓 그룹은 이색 팝업스토어와 매장 구성,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인테리어 등을 방콕 쇼핑몰에 ‘이식’하는 공동 연구를 한다.

과거에는 국내 대형 유통사들이 일본이나 미국·유럽의 백화점 등을 벤치마킹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 루미네 쇼핑몰과 한큐 백화점, 엘 팔라시오 데 이에로 멕시코 백화점 등도 벤치마킹을 위해 더현대 서울을 찾은 바 있다. 최근에는 한 일본 유통기업이 현대백화점에 위탁 매장 운영을 제안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기획·운영 방식 ‘K리테일’ 수출

편의점 역시 매장 운영권을 넘겨주고, 로열티(사업 운영료)를 받는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면서 입지나 매장 구성 등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GS25는 2018년 베트남, 2021년 몽골에 진출해 올해 1월 기준 베트남에는 252개 점, 몽골에는 275개 점을 열었다. 이번 현대백화점의 태국 진출은 매장을 직접 운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국내 유통점의 성공 방식을 수출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2월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에서 열린 걸그룹 에스파의 첫 단독 콘서트 기념 팝업스토어 '컴 투 마이 일루전(Come to MY illusion).   네컷사진 포토부스를 비롯한 다양한 포토존과 에스파 포토카드 등 관련 굿즈가 판매됐다. 뉴스1

지난해 2월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에서 열린 걸그룹 에스파의 첫 단독 콘서트 기념 팝업스토어 '컴 투 마이 일루전(Come to MY illusion). 네컷사진 포토부스를 비롯한 다양한 포토존과 에스파 포토카드 등 관련 굿즈가 판매됐다. 뉴스1

다만 이런 방식이 꼭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 중국·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유통 기업이 사업을 철수한 사례도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내수에 큰 영향을 받는 유통 기업 특성상 해외 진출이 쉽지 않지만, 해외 반응이 좋은 콘텐트를 강화하고 문화 차이를 명확히 인식한다면 성공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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