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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리 10%에 환전 수수료 제로…은행 독과점 깨는 ‘인뱅 메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잇단 파격적인 상품과 서비스 출시로 보수적인 금융권 영업 관행을 바꿔놓고 있다.

연 10% 적금 재출시 케이뱅크

21일 케이뱅크는 연 10% 금리(월 한도 30만원)를 주는 적금 특판 상품을 최근 재출시했다. 지난 1일 1만 계좌 한정으로 출시한 상품이 하루 만에 완판되자, 이번에는 3만 계좌로 규모를 3배 늘렸다. 신규가입 외엔 추가 조건도 없다.

케이뱅크 사옥의 모습. [사진 케이뱅크]

케이뱅크 사옥의 모습. [사진 케이뱅크]

이 같은 고금리 적금 상품은 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해 특판 형식으로 종종 나온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2~3%대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제1금융권에서 이런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케이뱅크는 업계 최초로 ‘통장 묶기 즉시해제 제도’를 도입했다. 통장 묶기란 다른 사람 계좌에 돈을 송금한 뒤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며 해당 통장을 지급정지 시키는 신종 범죄다. 범죄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계좌를 다시 이용할 수 있는데, 통상 2개월이 걸린다. 케이뱅크는 영상통화·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해 지급정지 해제 시간을 1시간으로 단축시켰다.

외환 수수료 무료 선언한 토뱅

토스뱅크는 지난 18일 금융사 최초로 환전 시 수수료를 받지 않는 ‘환전수수료 제로’ 상품 출시했다. 3주 만에 60만좌를 넘길 정도로 흥행에 성공하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도 비슷하게 수수료를 없애거나 줄인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외환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외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외환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외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중은행에 비해 자금 및 영업력이 달리는 인뱅은 출범 당시부터 파격적인 서비스를 통해 고객 모집에 안간힘을 썼다. 이체 수수료를 무료로 하거나, 시중은행이 외면했던 파킹‧모임 통장을 출시하면서 고객을 끌어들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대환대출, 인뱅이 시중銀 앞질러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이런 인뱅의 ‘메기 효과’가 대출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실적은 1조3070억원으로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3212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높은 모바일 접근성을 무기로 공격적으로 저금리 상품을 출시한 효과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출혈을 각오한 인뱅의 파격적 상품과 서비스가 시중은행의 독과점적 영업 관행을 깨뜨리고 있다”면서 “금융당국도 인뱅에 대한 규제를 더 완화해 시중은행과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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